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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기획1] 개원가 불황탈출 대세는 ‘이전’

개원의 절반이상이 ‘병원이전’, 이전시기도 짧아져

개원가 불황탈출을 위한 방법으로 ‘병원이전’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개원가의 절반 이상이 병원이전을 하고 있으며, 첫 개원에서
이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욱더 짧아지고 있는 추세다.
 
운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너도 나도 이전을 고려하고 있지
만, ‘이전’에 대한 수요만큼 그 패턴과 현황은 통상적으로 알려진 것과 다를 수 있
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초기판단이 중요하다
이전의 이유에는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병원이 잘 돼서 확장이전 하는 경우와 소위 장사가 잘 안돼서 좀 더 나은 곳을 찾고자 옮기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확장이전의 경우 보통 개원 이후 3년에서 5년 사이에 병원을 키워 이전을 하게 되며, 안돼서 이전할 경우는 이전을 결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주 의료경영 컨설팅 프라임코어 이사는 “대부분 병원운영이 어려워 이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잘 안 된다 싶으면 초기에 이전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는 점점 강해져 최근에는 개원 이후 한 달에서 석 달 사이에 이전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내과, 소아과 등의 경우 개원 후 한 달 동안 일 평균 환자수가 40~50명 미만이면 이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공격적 마케팅?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전을 한다고 했을 때 요란한 홍보, 인기아이템 등을 통한 공격적 마케팅을 통상적으로 연상하기 싶다.
 
하지만 실제 이전 현실은 이와는 적잖은 괴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이전은 입지만 바꾼다는 것일 뿐 개원과 마찬가지 작업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
 
게다가 비용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소극적인 축소 이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김영주 이사는 “방송에서 보도된 병원마케팅 열풍은 과장되고 치우친 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이전을 하는 과들은 대부분 내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등 소위 ‘급여’에 편중돼 있다는 것.
 
또한 이들 과의 특성상 쉽게 다른 비급여 아이템을 도입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역시 이들 급여과들에는 맞지 않다고 충고했다.
 
비급여 과목의 경우 교통이나 중심가, 공격적 마케팅 스킬 등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자리잡기가 쉬운 반면, 이들 급여과들은 개원지역의 수요 파악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입지가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병원운영이 힘들면 아이템을 도입하거나, 마케팅을 할 것이 아니라, 수요가 되는 곳으로 무조건 이전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병원이전보다는 첫 개원에 신중
“빚도 문제지만 심적 타격도 커”
 
병원이전과 관련,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초기개원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많은 개원의들이 면밀한 입지 분석 없이 무작정 개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앞서도 말했듯이 이전은 개원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비용규모는 여전해 빚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영주 프라임코어 이사는 “사실 이전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개원 비용이 작게는 2억에서 많게는 10억까지 드는데, 이전을 할 경우 이 비용이 그대로 다시 든다. 특히 인테리어의 경우 이전하는 것에 갖고 갈 수 없는 것인데 개원 및 이전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테리어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원에 한번 실패했다는 심적 타격과 상실감에 시달리는 것도 이전에서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상목 메디탈 경영기획 팀장은 “좋은 의대 출신에 잘 나가는 과를 전공하고
나온 의사들이 개원에 한번 실패하게 되면 크게 상심해 종교에 심취하거나, ‘내
인생은 왜 이럴까’라는 자괴감에 빠져 점 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한 번 쓴맛을 본 뒤로는 컨설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관련 업체만
바라보는 의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개원의의 절반 이상이 이전을 시도하긴 하지만 대부분 두 번째
이전에서 왠만하면 승부를 보려고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 이사는 “빚과 심적 고통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기 전에 첫 개원부터 면밀한 입지 조사와 고객 분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