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건립 1주년을 맞은 세브란스 새병원이 커진 덩치에 비해 의료진 수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브란스 새병원의 규모는 1004병상으로, 기존의 병상 수와 합치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의 총 병상 수는 2064병상이다.
이는 기존의 1560병상보다 500병상이 늘어난 것인데, 늘어난 덩치만큼 의료진 수급이 제대로 됐는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로 A과 교수는 “외래 진료의 경우는 이전보다 20% 가량 늘어났다”며 “외래는 그나마 낫지만 문제는 병동”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병상수가 500병상이나 늘어났는데도 병상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스텝들의 수는 그대로라 레지던트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
B과 교수 역시 새병원 운영에 필요한 의료진 수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나마 세브란스는 상황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세에 따라 병원마다 규모를 늘리기는 하지만 인력 수급은 제한돼 있어 문제점이 많다”며 “특히 스텝 인력 충원의 경우, 병원이 아닌 정부에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유연하게 조정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같은 실무진과는 달리 병원측은 새병원 운영에 필요한 의료진 수급은 병원 개원 이전부터 이뤄져 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세브란스의 한 관계자는 “2004년 말부터 새병원 건립에 맞춰 점차적으로 인력을 충원해 왔다”며 “단지 새병원 개원 이후 인력을 충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진 수급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고 항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기존 1560병상을 새병원 병상수를 감안해 500병상 정도 줄였다”며 “이 같은 조정을 통해 증가된 500병상 규모와 의료인력 수준을 적절히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병원 운영과 관련, 병원측의 합리적인 판단과 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체감하는 노동강도가 적지 않은 괴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브란스병원이 이 같은 격차가 대환자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항간의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