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에 위치한 A성형외과 개원의는 최근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상담을 받으러 온 한 젊은 여성이 상담이 끝나자 대뜸 “이 병원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해서 왔는데 비싸고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네요. 리플인 척 광고하신 거에요?”
그 여성은 한 포털 사이트에서 수술을 위해 성형외과를 검색했는데 어떤 글에 ‘이 병원은 가격도 저렴하고 수술도 잘하며 직원들도 친절하다’는 댓글을 보고 병원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고 친절한지도 모르겠다는 것. 그 여성은 “이 병원에서 수술 받은 사람이 올린 댓글이 아니라 병원에서 광고하려고 환자인척 글을 올린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A성형외과 개원의는 “아마도 우리병원에서 수술받은 한 환자가 좋은 뜻으로 올려 놓은 댓글같은데 오히려 난감한 상황만 겪었다”면서 “좋은 댓글이건 나쁜 댓글이건 모두 달갑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한 한 게시판에는 병원에 시력소견서를 발급 받으러 갔다가 처음에 들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의사에게 욕만 먹고 왔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게시자는 “스스로가 의사로서 환자에게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접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과연 글쓴이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의사가 괜히 소리를 질렀겠느냐?”하는 반응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경험상 이런 경우 환자들의 잘못도 5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만 욕을 먹어야 하는 현실이 싫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D사의 토론 커뮤니티에서 ‘의사’로 검색해보면 열에 아홉은 의사를 비방하는 내용들이다.
일반인들에게 의사는 비도덕적이고 속물이며 돈만 밝히는 직업군으로 매도 당하고 있다.
실제로 의사는 고소득 직업군 중에서 겨우 7위(?)이지만 일반인들에겐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직종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성매매를 한 사람들을 단속했을 때도 기사를 보면 ‘의사 포함 00명 성매매로 적발’이라고 하는 등 의사가 포함된 것을 강조한다.
한 개원의는 “인턴넷을 통한 광고 효과가 높다는 걸 알고 있긴 하지만 그에 따른 역효과도 많기 때문에 요즘 같아서는 선플이건 악플이건 다 싫다”고 토로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