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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국가검진 폐암 발견율↑…전담∙비흡연자 등 검진대상 확대 필요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 성료



국가폐암검진 사업으로 인해 폐암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담배 흡연자나 비흡연자, 과거 흡연 이력이 있거나 흡연 20년 이상인 사람 등으로 검진대상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2024 대한폐암학회가 국제학술대회가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11월 7일부터 8일 양일간 개최된 가운데, 학회는 8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로 5주년을 맞은 국가폐암검진 사업 등에 대해 소개했다. 

폐암 검진은 2011년 미국의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권고가 시작됐다. 고위험 흡연자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흉부 엑스레이와 저선량 흉부 CT 검사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받은 군에서 폐암 발견율이 높고,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방사선량이 1/10로 감소한 저선량 흉부 CT가 개발돼 이를 검진에 적용한 연구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미국에서는 2013년부터 30년 이상 흡연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선 그로부터 약 6년 후인 2019년 국가차원의 폐암 검진 체계를 도입했다.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김열 교수는 미리 검진 대상자에게 통지서를 보내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하며 이는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보다 앞선 2017년-2018년에 14개 병원이 참여한 시범사업 결과 조기발견 효과와 검진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검진 과정에서 우려됐던 위양성 문제와 불필요한 추가 검사도 크지 않음이 확인되면서 2019년부터 국가 폐암 검진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고 밝혔다.

또 김열 교수는 “2023년 기준으로 저선량 흉부 CT 검진 대상자는 30년 이상 흡연한 54~74세의 국민이며, 2년에 한 번 검진이 제공됐다. 이에 매년 약 35만명이 통보를 받고 있으며, 2023년에는 약 51%의 수검률을 기록해 7만명 정도가 검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암과 유방암의 국가검진 수검 비율이 65%를 기록하는 것처럼, 폐암 검진도 65% 이상, 더 나아가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폐암 검진 대상의 특성상 수검비율 향상이 쉽지 않은 만큼 홍보와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열 교수는 “올해는 더 많은 검진이 예상되며, 검진의 민감도(폐암 발견 비율)는 8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검진을 받은 사람들과 받지 않은 사람들 간의 폐암 사망률 차이도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80% 이상의 민감도는 국제적으로도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검진 과정에서 병기에 따라 12단계는 네거티브 판정, 3단계는 6개월 뒤 재검사, 4단계는 정밀검사를 받는 방식으로 세부 기준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최근 전자담배 사용자 증가에 따른 폐암 위험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가운데 김 교수는 “전자담배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으나,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며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한 검진 포함 논의가 진행 중임을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19년부터 전자담배 문항을 가열식과 액상형으로 세분화해 조사 중인데, 전자담배가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가열식 전자담배는 발암물질이 포함돼있어 위험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가열 담배 사용자도 검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복지부와 협의 중에 있다.

여기서 긍정적으로 검토가 되면 내년부터 가열식 전자담배 사용자도 검진 대상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과거 흡연자와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자담배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이 높아지며 관련 연구와 대응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비흡연인 폐암’ 책 출판을 맡은 강혜린 편집간사(중앙보훈병원 호흡기내과)는 대만 연구에서 가족력 있는 비흡연자에 대한 폐암검진 효과가 입증됐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비흡연자 검진의 필요성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흡연자 대상 폐암 검진이 오히려 과진단과 불필요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가운데, 김열 교수는 “과도한 진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결핵 흉터와 같은 특이 사항을 고려해 다소 완화된 검진 판정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리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비흡연 여성 폐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환기 시스템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임채홍 홍보간사(고대안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중국에서는 과거 열악한 조리 환경과 석탄 및 목탄 사용이 폐암 발생률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후 환기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폐암 발생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리 중 후드 사용과 같은 환기 장치가 폐암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국제학술대회로 개최된 이번 학술대회는 15개국 65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12개국에서 제출된 초록들 중 엄선해 선정된 18개 초록이 구연발표됐으며, 국내 전문가 및 해외석학 33명의 강의 등으로 폐암치료 및 연구에 관련한 최신 성과들을 공유했다.

추계학술대회 때마다 진행해온 폐암환우들을 위한 ‘폐암의 날’ 행사도 첫날인 7일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개최됐다. 국가 폐암검진사업과 지난 1일 학회가 개정발간한 ‘비흡연인 폐암’ 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대한폐암학회 안명주 이사장은 “우리나라 폐암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KALC IC 2024’가 국제적으로 폐암 연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학술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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