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에이즈 환자의 경우 약제 내성으로 인해 다양한 치료제의 수급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적다’는 시장논리에 밀려 대다수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조차 안되고 있는 것은 물론, 도입허가가 떨어져도 절반가까이가 판매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애자 의원(민주노동당)은 24일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에이즈치료제를 비롯한 희귀의약품에 대한 수급계획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의원은 “국내 에이즈 감염인 120여명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약제들에 내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에이즈치료약의 경우, 병용요법이라해 2~3가지 이상의 의약품으로 치료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중 한가지에서라도 내성이 발생할 경우 바이러스 억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성문제는 중요하며 다양한 에이즈치료제가 제때 공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에이즈치료제 관련 신약은 13종인데 반해 국내에는 고작 3품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의원은 “2000년 이후 국내에 시판 허가된 치료제는 약제성분기준으로 모두 10종이며, 이중 4종이 국내 시판허가만 받은 후 판매실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현 의원은 또 “더욱 심각한 것은 판매실적이 없는 이유가 ‘시장성 없음’, ‘수요가 없음’”이라며 “허가는 받았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환자가 찾건 말건 약장사를 접겠다는 게 아니냐”고 제약사를 비난했다.
현 의원은 “로슈의 ‘푸제온’은 약가가 맞지 않아 로슈에서 국내에 판매를 하고 있지 않다”며 “한미 FTA가 시행되면 다국적제약사들의 이러한 횡포가 더욱 심해져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에이즈치료제 및 희귀의약품에 대한 수급 대책을 강구하고, 이러한 다국적제약사들의 횡포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FTA 협상은 중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