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의사회는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의 PA(진료보조인력) 체계 전환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선언한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은 전공의 공백을 PA로 전면 대체하는 구조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 기존 150여명이었던 PA 인력을 400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진료과별 TF를 구성해 PA 중심의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인력 보완이 아닌, 전공의 수련체계를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전공의는 병원이 필요에 따라 임의로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니다. 그들은 국가가 공인한 수련 과정을 통해 미래의 전문의를 양성하는 과정에 있으며, 수련병원은 이러한 전공의 교육에 책임을 지는 교육기관이다. 전공의 수련을 등한시하고 PA 체계로 대체하는 것은 수련병원의 정체성을 상실한 행위이며,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이에 성남시의사회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1. 분당서울대병원은 수련병원의 자격이 없다.
PA로 전공의의 역할을 대체하면서도 수련병원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것은 국민과 의료계를 기만하는 처사다. 이는 수련병원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다.
2. 전공의의 자격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있을때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의 협력과 소통을 중단한다.
의사가 아닌 인력이 진료의 핵심을 담당하는 체계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의료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성남시의사회는 지역의 1차의료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이러한 체계를 운영하는 병원과는 그 어떤 협력도 거부할 것이다.
3. 분당서울대병원은 PA 중심 체계를 즉각 철회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
수련병원은 단순한 진료기관이 아닌, 미래의료를 책임질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이 역할을 방기한 채 PA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병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전공의가 안전하고 충실하게 수련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병원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성남시의사회는 지역사회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금 결단해야 한다. ‘의사 없는 병원’이라는 오명을 택할 것인가, 진정한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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