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가 되기 위한 5년간의 수련기간이 과연 개원을 하는데 어느 정도나 도움이 될까? 큰 도움이 될까? 아니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광진구의 한 개원의는 “5년 수련해서 전문의 돼봐야 개원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개원의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수련제도가 개원을 하는 데는 득보다 오히려 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차피 의원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은 뻔하기 때문에 개원가 임상에 도움이 되는 정도만 배워도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의 한 개원의는 “주변에서 개원한 일반의들을 보면 생각만큼 실력이 없는 것 같지도 않다”면서 “차라리 저임금 받으면서 수련 받지 말고 일찍 개원했으면 집을 사더라도 진작에 샀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에는 의대 졸업해서 바로 개원하는 사람들이 안쓰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된 것 같다”고 밝혔다.
관악구에서 개원한 한 일반의는 “어차피 동네에서 보는 환자들이란 뻔한 것 아니냐?”면서 “일부 전문의들이 일반의를 무시하는데 오히려 수련도 안받은 진료를 보는 타과 전문의 보단 더 낫다”고 강조했다.
이 일반의는 “수술이 필요한 일반외과나 정형외과라면 수련이 필수적이겠지만 감기 위주의 소위 ‘잡과’라면 굳이 전문의를 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불만이 제기된 데에는 불경기로 인해 개원가들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남의 내과 전문의는 “요즘 너무 힘들다 보니 본전 생각이 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수련 안 받고 바로 개원했으면 지금보다는 더 상황이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수련과정이 무의미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수련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2년정도 개원가 임상에 필요한 접근법 정도만 실질적으로 배우는 과정을 도입하던가 먼저 가정의 수련을 하게 하고 그 다음에 분과를 수련하는 방법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해 평균 3500여명씩 배출되는 의사의 수도 너무 많다”면서 “이에 대한 조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