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항문외과 의사들이 대장내시경에 있어 외과의사로서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8월 31일 마곡코엑스에서 골드리본 캠페인을 통해 ‘대한대장항문학회와 함께하는 안심 내시경’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학회는 2025년 9월 한 달을 ‘대장앎의 달’로 정하고, 제18회를 맞는 ‘대장앎의 날’ 기념 심포지엄과 전국 대국민 건강강좌를 통해 “대한대장항문학회와 함께하는 안심내시경”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위험하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학회는 대장내시경의 안전성과 필요성을 알리고, 합병증 발생 시 외과 전문의가 최종 안전망으로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음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국립암센터 손대경 교수는 국가암검진 사업의 대장내시경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대장암 조기 발견과 예방에 있어 대장내시경이 갖는 의학적 근거와 정책적 도입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대장내시경 검진 시범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를 선정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됐다.
그 결과 암 발생 기대 발견율은 0.5%였는데, 0.56%가 발견돼 기대치 이상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 관리 지표인 선종 발견율도 44.3%로 높았고, 심각한 합병증은 1000건당 0.1건 발생했다. 특히 암 등록자료를 보면 조기암 비율이 40%였지만, 시범사엄을 통해 해당 단계에서 57.14%가 확인됐다. 만족도 역시 93%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그 결과 2025 대장암검진 권고안은 45~74세로 결정돼 기존 연령 80세에서 연령이 보다 낮아졌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1차 검사’로 권고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게 됐다. 또 같은 연령을 대상으로 1~2년 간격으로 대변잠혈검사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으로 권고됐다. 다만 CT 대장조영술과 분변 DNA 검사는 근거불충분으로 보류됐다.
고위험군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에서는 전문의와 상의해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권고됐다.
손대경 교수는 “임상시험도 했고, 권고안 개정도 마친 만큼 실제 국가검진에 대장내시경을 도입하는 일만 남았다”며 “실행방안과 그에 따른 예산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빠르면 내후년 무렵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여의도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구가윤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 대장내시경연구회 간사)는 대장내시경 합병증 현황을 설명하고 외과의사는 합병증 발생 시 최종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천공 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외과의사가 더 빨리 치료를 시작했다며 사망을 낮추는 독립인자라고 설명했다. 또 통계적 유의성은 입증하지 못했지만 수술 결과 출혈량과 사망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했다.
구 교수는 “대장내시경 후 천공은 언제든지 발생 가능하다”면서 “수술 필요 시 외과의사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고, 빠른 치료를 하는 것이 환자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결국 서로서로 협력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술적 치료는 당연히 외과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며, 외과의사는 수술 후 관리까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전하며 “학회에서는 대장내시경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환자를 다음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놨다”고 소개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대장내시경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튼위튼병원 이은정 원장은 수술경험을 바탕으로 외과 전문의의 대장내시경이 다른 전공과 차별화되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이은정 원장은 “대장내시경 환자들의 상당수가 출혈로 인해 내시경을 받게 된다. 그런데 내시경을 해보면 출혈 원인이 대부분 항문병변인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직장수지 검사가 매우 중요한데, 편평상피암이나 악성 흑색종 등의 항문암은 대장항문외과 의사들이 진료해야 더 정확하게 진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대장 내시경은 그냥 단순한 기술이 아니고 진단에서 치료 합병증 관리까지 쭉 이어지는 전 과정을 포함하는 고난이도의 시술”이라고도 강조했다.
또한 “외과 전문의는 해부학적 이해와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대장 내시경을 삽입하고 병변을 발견해 깨끗하게 치료하고, 시술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대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선일 교수는 내시경 거점병원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이선일 교수는 “2024년부터 내시경 시술과 수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병원과 내시경 또는 수술만 할 수 있는 병원을 분류해왔다”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결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편안하게 내시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고속도로는 추월차선도 있고 버스 전용차선도 있듯 1차선이 아니다”라며 미래 과제로는 ▲용종, 조기대장암에 대한 치료와 내시경 합병증의 치료 ▲진행성 대장암 정밀검사와 치료의 패스트트랙 ▲전이성 암의 다학제 진료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단순히 한 병원이 아니라, 병원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병원에 적합한 의사가 없을 때 다른 병원과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것이 학회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전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우용 회장은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외과 전문의가 시행하는 내시경은 안전성과 완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학회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순섭 이사장은 “학회는 ‘대장내시경 전문의 제도’와 ‘거점병원 체계’를 추진해, 국민이 어디서든 안전하고 효율적인 내시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시작될 국가 대장내시경 검진사업에도 외과 의사와 학회가 반드시 참여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