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계가 낮은 수가와 열악한 수련환경으로 필수의료에서 소외돼있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 등 호흡기감염병 대응의 핵심역할에 걸맞은 1차의료 위상 회복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제27회 학술대회를 맞아 25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영진 신임회장은 1차의료의 핵심 진료과인 이비인후과의 위상을 확립하는 한편, 심사부담을 완화시키고 진료 수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비인후과는 의원 수나 진료환자 수가 내과 다음으로 많고, 특히 상기도감염 진료량에 있어서는 내과와 소아청소년과를 합친 것보다 많다.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는 전체 진료의 40% 이상을 담당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재정 투입은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투여되고 있다. 이에 안 신임회장은 “약 123조가 상급병원에 투입되고 있는 반면 1차 의료기관은 사실상 주치의제 시범사업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는 전문의가 80% 이상으로, 전문의의 진료를 원하면 10분내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진단과 치료를 늦추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열쇠로, 이는 우리나라 의료의 강점”이라고 강조하며 1차의료의 중추진료과로서 이비인후과의 위상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대부분의 진료과목에서 불거지는 문제인 심사와 삭감에 있어서 이비인후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방문횟수가 2022년에 약 180건이었다면 2024년에는 1000건을 넘었고, 2025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바 있다.
안 회장은 “최근 비대면으로 심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병원 문을 닫고, 밤을 새서 준비해야 할 만큼 준비해야 할 만큼 준비할 자료가 많을 때가 있다. 방문 오는 분들도 힘들겠지만, 병원 원장들도 심적 스트레스와 물리적인 타격이 크다”고 강조하며 “몰라서 잘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계도’와 ‘예방’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료수가 현실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안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유난히 수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논문에 따르면 모든 수술 진료과 중 이비인후과의 수술 수가가 가장 인상률이 낮았고, 이비인후과의 검사료 및 처치료도 다른 진료과 대비 가장 안 올랐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그 원인을 경증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큰 현실로 짚으면서도 “경증진료만 하지는 않는다”며 “4차 상대가치 수가 개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신의료기술 발굴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이미 지난 집행부에서는 신의료기술TF를 발족시킨 바 있는데, 이번 집행부에서는 이비인후과학회와 공동으로 신의료기술위원회를 발족시켜 보다 체계적으로 활동하겠다는 복안이다.
안 회장은 이를 통해 정당하거나 혹은 발전된 수가를 인정받아 의료기술의 발전과 국민건강을 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와 함께 심사기준이나 고시 등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새 팬데믹(호흡기감염병) 대비 ▲난청 줄이기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안 회장은 “새로운 팬데믹은 호흡기 감염병”이라며 “호흡기 감염병을 제일 많이 진료하는 과인 만큼 이준석 의원실과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거나, 학회 산하 상기도감염연구회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항상 공부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가장 유효하게 감염병의 패턴 및 대응을 준비할 수 있는 진료과목인 만큼, 강점을 살려서 지속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구체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군인, 어린이 선천성 난청, 고령자들의 난청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청력 검진은 아직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안 회장은 “시범사업으로라도 시작해 경각심을 갖고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구자원 이사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조정 영향으로 이비인후과의 위상이 낮아졌고 수련현장의 지도전문의가 이탈했다. 당직으로 업무가 과도하나 이에 대한 지원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방일수록 지도전문의의 이탈이 더 심하지만, 나라에서는 지방의료를 살리겠다며 그간 배분되던 전공의의 숫자를 지방으로 더욱 배치하고 있다. 양질의 우수한 전공의들의 배출이 학회의 역할이자 국민건강의 지키는 길인데 역행하는 현상”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시국에서 급성호흡기질환 최전방을 지킨 이비인후과가 필수의료 분야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수련환경 정상화로 우수한 자원들이 국민건강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