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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Big5 병원, 응급실 관리 놓고 ‘딜레마’

새 환자 발굴 창구이자 환자 많아 역량 한계 느껴

소위 '빅5'로 불리는 유명 대학병원인 A병원의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B씨는 이른 아침 병원 응급실을 들르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매일 아침 응급실 출입으로 하루를 여는 그는 응급실을 통해 지난 하루 병원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비단 B씨 뿐만 아니라 국내 종합병원에서 응급실 관리는 단순하게 응급환자를 받는 임시 창구에 머물지 않는다.
 
응급상황에 달려온 환자들이 가장 먼저 병원을 접하는 곳이기에 병원 이미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
 
특히 초반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응급실을 찾은 환자 및 보호자가 병원의 단골 고객이 되느냐 마느냐가 판가름 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합병원 응급실은 환자가 폭주하고 있는 탓에 응급의료 역량과 환자 수요간에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아 기회의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선뜻 나서기엔 부담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A병원의 경우, 응급환자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조정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병원 고위 관리자는 “퇴근 후 야간에 어떤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응급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도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들른다”고 말해 응급실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드러냈다.
 
그는 “응급실의 경우 초진 환자 발굴 및 영입을 위한 창구 역할도 하기 때문에 병원측에서는 병원 이미지 제고 등과 관련해 응급실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빅5병원 중 하나인 C병원의 경우 적자부서 인데다 특히 정부의 응급의료법에 통제를 많이 받는 곳이라는 점에서 초진 환자 발굴을 위한 통로로 활용하기엔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에 환자 너무 많아서 탈”이라며 “지방에서 암 환자 등이 오는 등 안 와도 될 환자들이 중한 응급환자에 맞먹을 만큼 많아 오히려 응급실 방문을 적극 만류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종합병원에게만 응급환자가 몰리는 바람에 응급진료 역량에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며 “적정 응급의료서비스를 위해서는 정부가 지역응급의료센터를 2차 병원으로 확대 지정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빅5병원 중 한 곳인 D병원도 “환자가 너무 많아 제 기능을 못할 정도”라며 “우리 병원에서 진료경험이 없는 환자는 받지 말자는 논의가 나올 정도로 응급환자 쏠림 현상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C병원의 경우, 생명을 살리느냐 마느냐를 판가름 짓는 주요 관문으로서의 응급실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응급실의 경우 초기대응시간 및 의료진 숙련도가 중요하다”며 “우리 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면서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초진을 담당하는 한편 환자 상태에 따라 해당 과 담당자에게 환자를 이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초기대응시간 및 의료진 숙련도 등 응급의료역량에 충실하면 충실한 만큼 그 명성 때문에 응급환자가 쇄도해 거꾸로 본연의 취지에 맞는 제 기능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그는 “병원 취지를 충실히 따르자면 오히려 환자들이 손해를 보게 되니 병원으로서는 응급실 운영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지가 정말 딜레마”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빅5병원 관계자도 “응급실에 환자가 너무 많아 병원으로서도 속수무책”이라며 “그렇다고 급하다고 오는 환자들을 안 받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