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 없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함부로 사용할 경우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의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은 연세의대 허갑범 명예교수와 함께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허 내과에 내원, 진단결과 제 2형 당뇨병으로 등록된 30~74세의 남자환자 1294명과 여자환자 647명, 총 1941명을 대상으로 인슐린저항성의 정도를 측정한 후 미국의 ‘프래밍험 연구소’가 만든 심장병발생예측 위험도에 대입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심장병을 일으킬 확률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최고 5배나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슐린저항성의 정도는 가장 낮은 그룹을 Q1으로 하고 단계적으로 Q5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눠 심장병 발생의 빈도가 높아지는지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연구대상의 평균 연령은 남자 54.7세, 여자 57.5세였으며, 인슐린저항성의 평균치는 남자 1.99, 여자 2.0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프래밍험 위험도로 봤을 때 5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는 남자가 9%, 여자가 6%로 남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낮은 Q1군에 비해 인슐린저항성이 높은 Q2, Q3, Q4, Q5군에서 심장질환발생 위험은 남자가 3.30배, 5.22배, 4.92배, 5.45배가 높았고, 여자의 경우도 3.47배, 2.19배, 5.28배, 4.71배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제 2형 당뇨병환자에서 인슐린저항성의 증가는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위험인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문제는 이러한 인슐린저항성 당뇨병환자들이 정밀한 진단 없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거나 인슐린 펌프를 몸에 지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혈중 인슐린 농도는 더 높아지고 인슐린저항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심장병을 일으킬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인슐린 저항성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되기는 국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형 당뇨병환자는 국내 전체 당뇨병환자의 84.9%를 차지하고 있어서 더 위험한 상황. 때문에 이번 연구는 제2형 당뇨병환자들에 있어 심장병 발생위험도를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 교수는 “자신이 인슐린저항성에 의한 제 2형 당뇨병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인슐린을 계속 투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먼저 인슐린저항성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