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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선장 빠진 ‘한의협號’…앞으로 항로는?

의료법 전면거부 ‘비대위 중심 강경파’ 주도할 듯

엄종희 회장의 돌연 사퇴표명으로 혼란에 빠진 한의사협회의 향후 진로에 대해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종희 회장은 지난 18일 대의원총회에 상정됐던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기사회생 하는 듯 했으나 의료법개정안에 대한 투쟁방법 등을 놓고 대의원들과 견해차를 보이면서 스스로 사퇴를 표명한 바 있다.
 
엄 회장의 사퇴에는 의료법개정과 관련, 엄 회장측이 ‘반대는 하되 얻을 것은 얻는 강온양면책’을 주장한 반면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대의원들은 ‘오로지 전면거부’를 내세운 전략·전술의 차이가 결정적 작용을 했다.
 
현재 엄 회장의 사퇴를 두고 한의계 내부에서는 ‘회장이 없는 협회의 회무는 누가책임질 것인가’라는 회장 옹호파와 ‘당연한 결정이다’는 회장 불신임파의 의견이 나눠져 있는 상태다.
 
한 대의원은 “회장을 이렇게 몰아 부쳐서 결국 협회가 얻는 것이 뭐가 있느냐”며 “한의협 회원 전체가 똘똘 뭉쳐서 싸워도 시원찮을 판에 회장을 불신임해서 대외적인 신뢰도만 추락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또 다른 대의원은 “불신임안 표결에서 비록 불신임 찬성이 재석 대의원 2/3을 넘지 못했지만 불신임 반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대의원들과 회원들의 정서가 이렇다면 당연히 사퇴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엄 회장의 사퇴표명으로 당분간 한의협은 회장 공석 상태로의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1일 의료계 3개단체 공동 의료법반대 집회를 비롯, 현재 가장 중요한 사안인 의료법개정관련 대책마련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윤한룡 경기도지부장) 체제로 추진될 전망이다.
 
비대위는 18일 총회에서 의료법개정과 관련된 모든 권한과 책임을 대의원들로부터 위임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윤한룡 비대위원장(사진)은 “21일 집회에 적극 참여해 당초 시도지부장들과 비대위가 결정한대로 의료법 전면거부를 주장할 것”이라며 “회원들에게 의료법개정의 부당함을 알려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엄 회장 사퇴에 대해서는 “단 한명의 회원이라도 총 동원해 투쟁해야 하는 시점에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의료법개정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강경파 비대위가 전면으로 나섬에 따라 한의협은 한 때 정부의 공청회에 참석하는 등 다소 유연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무조건적인 의료법 전면거부의 강경투쟁 쪽으로 다시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
 
한의협이 엄종회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선언 등 돌발상황을 잘 극복하고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회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 의료법개정 저지라는 궁극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도환 기자(dhkim@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