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씨(56세)는 발기부전 증세가 심해져 상담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진단결과 그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발기부전이 온 것이었다.
아시아 비뇨기과학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우리나라에서 당뇨병과 고혈압을 동반한 발기부전 환자는 전체 발기부전 환자의 각각 34%, 23%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처럼 당뇨병과 고혈압 등은 발기부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흔히 ‘발기부전’하면 단순히 성생활과 관련된 성기능 장애로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기부전은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의 전조 신호가 될 수 있으며, 성인병으로 인해 발기부전이 악화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내가 만일 성인병을 앓고 있다면 발기부전 치료에 적극 나서겠다”며 1차적으로 ‘병원을 방문한다’는 남성이 46.6%를 차지했다
당뇨병 동반 발기부전 환자, 전체 발기부전 환자 34%
연세우노비뇨기과 이홍우 원장은 “당뇨병이 있을 시 정상인보다 대략 10~15년 빠르게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며, 당뇨병에 걸리면 처음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발기부전이기 때문에 당뇨병은 발기의 최대 위험인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당뇨병만으로는 성욕감퇴나 발기에 이상을 일으킨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당뇨병과 동반되어 찾아오는 합병증, 즉 음경해면체에 생긴 말초신경염과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발기가 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 가운데서도 혈당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발기부전 환자가 되기 쉽다. 따라서 당뇨병이 의심되는 사람은 우선 기초적인 혈액검사, 소변검사 그리고 식전 검사 등의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을 예방키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이 필수다. 이는 요도괄약근, 항문괄약근 등 골반 근육의 운동이 발기에 관련된 근육을 단련시켜주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 조절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 많은 음식과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골고루 섭취하며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그런 후에도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병원의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거친 후 기질성인지 심인성인지 구별 후 발기부전 치료법을 찾으면 된다.
고혈압도 발기부전의 위험인자
당뇨병뿐만 아니라 고혈압도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매우 큰 원인이다.
고혈압으로 인해 혈압이 높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못해 발기에 방해를 받게 된다.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과도한 부하를 일으키며 혈관에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가하게 되는데, 그 결과 혈관이 손상을 일으켜 단단하면서 좁아진다.
즉, 음경에 발기의 강도를 결정짓는 음경동맥과 정맥 혈관에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노폐물이 끼기 시작하고 혈관에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발기장애가 오게 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발기부전이 의심된다면 발기력 테스트검사, 초음파 도플러 검사, 야간 수면 발기 검사 등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법으로 상태를 호전시켜야 한다.
또한 과거에 수술경험이 있거나 알코올중독, 갑상선기능, 비만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성인병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 ‘보형물 삽입술’이 효과적
식습관과 운동요법만으로는 병세가 호전되지 않을 시 약물요법, 자가주사요법, 수술적 요법 등으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우선 약물요법은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제를 먹는 것인데, 당뇨병성 발기 부전 환자에서의 효과는 약 50%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두통(14~30%), 안면 홍조(13~20%), 위 통증(3~16%), 코막힘(1~11%), 시각장애(2~9%)의 부작용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자가주사요법은 발기유발주사제를 음경해면체에 직접 주사해 발기를 40분~1시간 정도 유지하게 하는 방법이다. 특별한 신체적 결함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요법이다. 그러나 신장 또는 간기능부전증의 만성 질환자나 정신 신경안정제 등의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이에게는 비뇨기과 전문의 상담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수술적 요법이 있다. 음경에 인공으로 만든 보형물을 삽입, 자신이 원할 때 발기 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시술 후 음경의 감각이나 사정기능에는 변화가 없다. 또한 어떠한 발기부전에라도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비교적 안전하고 합병증 없다.
보형물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재수술을 하게 될 확률은 5년에 3% 미만에 불과하며 간단한 교정술로 해결할 수 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형물 선택은 환자의 음경크기와 형태, 음경해면체 내의 병변 유무, 환자의 정신건강과 상체 기구를 작동 시킬 수 있는 능력, 연령, 경제적 능력 등 모든 것을 고려해 전문의의 상담 후 이루어진다. 시술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이홍우 원장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발기부전은 전문의와의 상담 후 그에 맞는 치료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발기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인병을 예방해야 하며 성인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늘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