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내과 교수로 재직중인 유담 유형준 교수가 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을 펴냈다.
등단한지 13년 만에 낸 첫 번째 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에는 유교수가 1992년 등단 전부터 지금까지 15년간 틈틈히 써온 시 중에서 특히 아끼는 주옥 같은 80여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시인과 독자의 관계는 ‘보물을 숨기는 사람과 찾는 사람’ 입니다.”
유담은 “시인이 자신의 시에 대해 말하는 건 숨겨 논 보물을 찾아주는 것과 같습니다. 열심히 보물을 찾다 보면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죠” 라며 시인이 시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는 나의 직업이지만 늘 구분된 다른 세계를 가지고 싶었다”며 시집을 낸 동기를 밝혔다.
쉰 셋의 나이에도 지금까지 늘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 그는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을 글로 옮겨 메모해두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모인 메모들이 한편의 시로 탄생되기까지 길게는 2년이 걸린 작품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작품이 하나씩 완성될 때 마다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시의 3요소가 골고루 들어갈 수 있게 끔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친다”고 말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어 그는 “시는 느끼는 것이지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정의하고, “독자가 고민을 하게 끔 만드는 것도 시인의 몫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그는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는 것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시를 통해 계속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승란 기자(srbaek@medifonews.com)
200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