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던 세브란스병원의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 노하우가 최근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들의 눈높이가 국내 최고의 의료서비스에서 국제수준으로 맞춰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세브란스병원 이후 국내 유수의 병원들이 앞다투어 JCI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JCI는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의료기관평가위원회로 1994년 미국의료기관평가위원회(JCAHO, Joint Commission on Accreditation of Hospital Organization)에서 설립한 국제적인 의료기관 평가프로그램이다.
미국의 경우 의료기관의 95%가 JCAHO의 인증을 받고 있으며, 병원 인증과 건강관리 제공을 통해 국제 보건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JCI인증 기관은 23개국 115개 기관으로 세브란스병원의 인증이 확정될 경우 최대규모의 교육병원이 될 전망이다.
천자혜 세브란스병원 적정진료관리실 팀장은 25일 열린 병원경영 학술대회에서 ‘JCI 경험과 병원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JCI 인증이 필요한 이유를 *의료시장 개방의 현실화 *유명 해외 의료기관과의 협약 및 학술 교류 증가 *국내 의료기관평가 대비 등을 꼽았다.
특히 국내의료기관평가가 국제기준(JCI)을 도입한 평가문항을 개발하고 이를 반영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천 팀장은 JCI인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Culture for Safety’로 환자 안정성을 위한 의료과오 예방 등 위험 관리(Management of Risk) 측면이 가장 우선시 된다고 강조했다.
JCI에서 말하는 의료과오란 ‘계획이 예상대로 끝나지 않거나 주어진 목적에 어긋한 계획의 사용’이다.
또한 의료과오의 대부분은 체계적인 부분에서 초래된다고 판단,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통제함으로서 ‘모든 의료과오는 예방할 수 있다’는 기조를 세워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료과오 예방을 위한 정책 및 지원은 의료기관 신임위원회 즉 JCI가 전담하고 있으며, 주 보건부, 보험지원센터, 보건재정청(HCFA), 소비자단체들, 질병관리본부(CDC), 식품의약품안정청(FDA) 등이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2007년의 경우 JCI는 환자안전을 위해 *환자를 정확하게 확인한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촉진한다 *고위험 약물의 안정성을 촉진한다 *Wrong-site, Wrong-patient, Wrong-procedure 시술을 방지한다 *감염 위험성을 줄인다 *낙상을 예방한다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JCI평가는 국내 평가기관의 3배가 넘는 1033개 Measurable Element(ME)로 이뤄져 있으며, 핵심기준(Core Standard) 항목과 비핵심기준(Non-Core Standard)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인증기준은 모든 핵심기준이 최소한 5점 이상, 핵심기준의 ME 중 0점인 ME가 1개 이하 그리고 모든 핵심 기준의 평균점수가 9점 이상인 경우다.
비핵심기준의 경우, 0점인 비핵심기준이 없고, 모든 비핵심기준의 평균점수가 7점 이상이 돼야 한다.
아울러 Follow-up Focus Survey에서 기준을 충족한다고 결정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JCI를 위한 Base Camp를 꾸려 ‘질(quality)’이란 무엇인가’, ‘QI 방법론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기본인지 교육부터 실시했다.
천 팀장은 QI와 관련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잘하기 위한 지침이 국내에 전무해 어려움을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Base Camp 기능은 *정책 관리 *정책 적용 모니터링 *병원 리더에게 절차 보고 *모든 부서와 의사소통 *일관되고 조직적인 접근 *계획 개발 및 수행 등이다.
구성인력은 *제1진료부원장 *적정진료관리실 *적정진료관리위원회 *간호국 대표 *의사 대표 *감염관리실 *의무기록팀 *안전관리팀 *영상의학과 *사무팀 *대외협력팀 등이다.
인원구성과 관련, 자발적 지원을 첫째로 하되 각 부서의 우수직원의 영입도 동시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천 팀장은 무엇보다 정책과 과정, 지침에 있어 ‘JCI 표준이 열쇠’라는 생각으로 JCI 표준과 용어를 사용하고, 해당 기관의 원칙을 숙지∙적용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JCI에 대한 지도자의 의지 및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Base Camp의 제안에 100% 승인 및 지원이 이뤄졌으며 이 같은 병원의 절대적인 믿음과 지지가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JCI인증 준비를 하면서 그는 “복잡한 시스템을 체계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쾌거”라고 전한 뒤 “인증 이후에도 지속적인 follow up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Base Camp의 역할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