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 학습에 대한 세계적인 학자의 견해가 국내에서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에이미 에드먼드슨(Amy Edmondson) 교수는 12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세브란스 은명대강당에서 열린 ‘위기의 병영경영환경,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Leading Organizational Learning and Change’ 발표를 통해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한 조직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에드먼드슨 교수는 병원 구성원간의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혹은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것이 병원 생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다고 강조한 뒤 리더의 역할은 바로 이 같은 충분히 안전한 분위기를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그녀가 소개한 ‘Blame Free Reporting’에 따르면 만약 직원이 실수를 했다 할지라도 그것이 실수를 저지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것임을 충분히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실수에 대한 개인의 불안감을 낮춰주고 자신의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병원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부연설명을 위해 에드먼드슨 교수는 15년 전 하버드 경영 대학원 연구팀이 조사한 의료사고율을 예로 들었다.
조사자료에 따르면 의료사고율이 높게 나타난 병원과 가장 낮게 나타난 병원이 있는데 그는 의료사고율 수치가 높은 병원이 외부인들이 보기엔 위험하고 안 좋은 병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 낮은 의료사고율을 기록한 병원의 경우 단지 일어난 실수를 공개하지 않은 것뿐이며 오히려 높은 의료사고율을 기록한 병원이 잘못을 서로 공유하고 이를 개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병원경영상의 목표에 관련한 책임감이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감과 결합할 때 생산적인 협동이 이뤄지고 높은 업무 수행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전적인 경영론은 역동적인 환경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특히 단순히 노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것이 경영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