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 언급에 따라 계열사 전체 차원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나노기술과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나노바이오테크’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삼성그룹 종합기술연구원 고위관계자는 28일 “개인의 유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의약품이 확대되고 바이오 칩, 바이오 센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유무선 통신기술과 생체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의료기관에 국한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사용자 주변으로 확장하는 ‘유비쿼터스 헬스’ 시장이 2010년쯤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기술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사업 아이템은 언제 어디서나 예방과 조기진단 등 개인맞춤형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검사기기와 솔루션이다.
특히 진단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과정을 칩 하나에 통합함으로써 기존에 3일∼2주 소요되는 검사기간을 15∼30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측 설명이다.
삼성이 개발한 혈액검사기(Lab-on-a-disc)에 관한 논문이 지난달 국내 최초로 이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랩온어칩(Lab-on-a-chip)’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술연구원은 또 ‘네트워트화된 건강관리(connected Healthcare)’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센서를 이용하면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직장이나 집에서 여러 가지 건강검진을 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한편, 그룹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신수종(新樹種) 사업 발굴과 전략적 글로벌 기지 확보, 투자 조정, 경쟁력 취약사업 효율화 등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월 그룹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기술 총괄에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디지털솔루션센터를 기술총괄 산하로 배치하는 등 기능과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디지털솔루션센터는 3∼5년 이후 디지털가전, 정보기술(IT) 시장의 기술 트렌드를 예측 분석하고 각 사업부의 중장기 기술을 한데 모아 새로운 미래사업을 발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해외 주력 및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동남아 지역에 휴대전화 공장을, 미국이나 유럽에는 생활가전 공장을 각각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 3월 생활가전 사업의 전망에 대해 “한국에서는 할 만한 사업은 아니다. 개도국으로 넘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