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에 거버넌스 적용을 통해 경영 투명과 사회자본으로서 공익성에 보다 충실토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영호 연구위원은 보건복지포럼 9월호에 게재된 ‘보건의료부분 적용 및 필요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거버넌스의 개념은 매우 다양하고 상이하게 해석되고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거버넌스는 한 사회내에서 합의된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행동으로 모으는 것을 일컫으며, 사회보장, 복지, 보건의료 등의 영역에 적용될 경우 사회적 거버넌스(social governance)라는 개념이 된다.
정 연구위원은 “보건의료는 사회적 공통자본으로서 특정인의 이익보호라는 형태가 아닌 사회적 역할 및 책임에 부합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며 보건의료부분에서의 사회적 거버넌스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거버넌스 도입을 통해 개별의료기관이 내외적으로 시장원리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공공족 성격 및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기 위한 공정성 및 투명성, 책임성에 관한 방안이 검토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에서의 사회적 거버넌스는 보건의료기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컨트롤하기 위한 규정 및 방식에 관한 체계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주거나 적당한 책임감을 부여하게 된다.
특히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경영 컨트롤, 결정 동기, 책임, 공개 등과 같은 사회적 거버넌스의 요소는 양질의 보건의료공급을 위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제공하게 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정책결정단체로 대표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 때 변화되고 있는 요구가 전해지며, 이러한 변화의 기대가 보다 용이해져 관리의료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원리다.
비영리의료기관에 한정해서 사회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병원이 타산업에 비해 내외적으로 경영감시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 연구위원은 “타산업의 경우 상장기업과 같은 대기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어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엄격하게 감시를 받고 있는 반면, 병원의 경우 소유와 경영이 대부분 분리돼 있지 않아 사원총회 및 이사회 등이 설치돼 있어도 경영감시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제공자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병원외부에서의 감시가 일반기업보다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즉 의약품 회사, 병원급식, 청소 등 납품업자 등과 같은 거래처들로부터 병원이 감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감시기능 뿐만 아니라 비영리조직으로서의 목적 수행을 위해 거버넌스가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비영리의료기관의 목적은 영리가 아닌 환자편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 및 의료 질 향상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거버넌스를 통해 이같은 비영리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영리조직의 손익기준과 같은 명확한 평가기준이 없기 때문에 미션수행에 관한 감시 기능을 지역주민참가에 의한 거버넌스로 부여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외국의 경우 양질의 의료, 효울성, 서비스 반응성, 접근성, 공평성, 공급자 도덕에 관한 성과를 증대하기 위해 거버넌스를 중요한 과제로 있다”고 전하고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 정보공개, 감사, 지역주민과의 협의 등 관련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거버넌스 역할의 정의 및 병원이사회와 정부 상호간의 책임소재 규정 ▲정부 및 지역사회와 차별화된 병원의 책임성 구체화 ▲최선의 진료를 위한 병원거버넌스 구조 및 프로세스 평가 ▲병원내 이사회 및 CEO간 의사교환 메커니즘 구축 ▲병원간을 비롯해 병원, 지역사회 고급자간 서비스 공유를 위한 공식 협정, 지역주민과의 협의기관 구축 등을 통한 거버넌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