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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무면허 시술 부작용,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

피부과학회 59차 추계학회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 사례’ 발표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김광중)는 유례없이 10월 20~21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제59차 추계 학술대회에서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 사례’를 특집으로 다뤘다.

대한피부과학회가 학술대회 기간 중에 임상연구 발표, 토의 등이 아닌 일반주제인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에 대해 특집으로 다룬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이는 “무면허, 비 의료인에 의한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 실태의 심각성이 도를 넘어섰다”고 자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피부과학회 김광중 이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미용 시술을 많이 받고, 그에 따라 무면허 시술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고, 무면허 시술자 의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이에 무면허 시술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학술대회 기간 중 발표된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무면허 시술자에 의한 필러, 실리콘 부작용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필러다. 필러 시술의 경우 무면허 미용업자에 의한 부작용은 필러 성분 자체의 문제로 야기되는 이물 육아종(피부 조직에 이물이 있을 경우 발생하는 염증성 종양)이다.

전문의인 경우에도 식약청에서 허가 받은 필러제형을 쓰지만 필러 성분 자체의 안전성 문제로 야기되는 부작용(이물 육아종 형성, 알레르기 반응, 감염, 결절 형성)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시술 전에 반드시 필러 성분에 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함은 물론 시술 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미리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면허 시술업자들은 전문지식이나 사전 고지 없이 함부로 시술함으로써 일반인들의 부작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 무면허 시술업자에게 실리콘을 주입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게서 육아종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올해 63세의 한 여성 환자는 최근 들어 이마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부어오르자 피부과를 찾았다. 다름 아닌 이물 육아종. 알고 보니 이 환자는 지난 50년 전에 비 의료인에게 실리콘을 주입 받은 적이 있으며 15년 전에도 알 수 없는 이물질을 주사를 통해 이마에 주입한 적이 있었다는 것.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 전에 미용을 목적으로 맞은 주사가 이제 부작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올해 56세의 여성 환자는 2년 전 비 의료인으로부터 얼굴을 콜라겐을 주입 받고 살갗 밑에 비정상적인 딱딱한 조직이 생겨 얼굴 위로 솟아나자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들은 “조직 검사상 두 환자 모두 이물 육아종으로 나타났으며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실시했으나 큰 호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 귀뚫기(Ear Piercing)의 부작용

귀를 뚫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의료행위 임에도 불구하고 시술자나 피 시술자 모두 이 같은 부작용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으로는 켈로이드, 접촉피부염, 감염증, 출혈,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의과대학에 재학중인 여학생 92명을 대상으로 귀를 뚫는 장소와 방법, 귀를 뚫고 난 후의 부작용 등에 대해 조사를 한 결과, 조사 결과 대상자의 89.1%가 1회 이상 귀를 뚫었고, 처음 귀를 뚫은 나이는 평균 18.2세 때였으며, 현재까지 평균 2.1회 귀를 뚫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를 뚫는 장소로는 귀걸이를 파는 곳이 92.7%로 가장 많았고 그 외 미장원이 6.1%로 높았다. 귀를 뚫고 난 후에 진물, 감염증 등 하나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가 전체의 85.3%로 매우 높은 빈도를 보였고 특히 귀를 뚫은 사람의 51.9%는 시술 전에 귀를 뚫고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한 귀를 뚫고 난 뒤 시행한 치료는 먹는 약, 바르는 약을 같이 사용한 경우가 8.6%, 경구용 약물 치료를 한 경우가 7.4%, 바르는 약으로만 치료한 경우가 34.6%였고 특히 전체의 49.4%는 시술 후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입술 반영구 문신에 의한 부작용 사례

입술에 흔히 하는 반영구 화장도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

46세의 여자 환자는 입술에 반영구 문신을 받은 후 시술 부위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곪거나 부스럼 따위가 나서 부어오르자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시술을 받은 1년 전부터 계속해서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호소했는데 진단결과 피부 가성림프종으로 나타났다.

가성림프종(Cutaneous pseudolymphoma)은 양성의 림프구 증식증을 말한다. 임상적으로는 가려움증이 심한 콩알 크기의 작은 결절이 점점 커져서 혹같이 커질 수 있으며, 심하면 간이 붓거나 고열, 구토, 전신 쇠약감 등을 동반하는 가성림프종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중 문신 유발성 가성림프종은 1976년 이후 해외 문헌에서 간헐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

의료진은 “앞으로 가성림프종이 반영구 문신으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하고 “이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문신 시술은 반드시 의료인에 의하여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 피부과 무허가 시술 부작용 사례

이외에도 무허가 시술로 인한 부작용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65세 여성 환자(옆사진)는 17년 전 양측 손등에 무허가 시술로 이물질을 주입한 뒤 지난해 부작용이 발생했다. 우측 손등에 붉은 반점이나 멍 같은 다발성 종괴(조직이나 장기의 일부에 생긴 경계가 분명한 종기)가 생기고 계속 주변으로 퍼지는 증상이었다. 피부과에서 치료를 하고 있으나 현재 큰 호전이 없는 상태다.

20세의 여성환자는 2주 전 피부관리실에서 얼굴에 있던 다수의 점을 제거한 뒤 수포와 함께 찰과상과 부스럼, 가려움증이 심해 병원을 찾기도 했다. 피부과에서 처치 후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46세 여자 환자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를 장기간 사용해 은피증(argyria) 증세가 나타난 경우도 있다. 이 환자는 은이온수 제조기를 이용해 매일 은용액을 섭취하고 얼굴에 뿌렸는데, 은염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로 은이 피부에 침착되면서 회청색 색조를 띄는 증세가 나타났다. 검사결과 은 농도가 정상인에 비해 2~35배(혈중, 소변검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민걸 교수(연세대의대) 는 “ 무면허 시술자에 의한 피부 미용 시술 부작용은 매우 다양하다”며 흔한 부작용으로 “감염, 색소침착, 반흔 등이 있고, 최근 필러 시술이 늘어나면서 무자격자의 필러 시술 후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보고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무자격자에게 시술 받고 10~20년이 지난 지금 감염이나 육아종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까지 있다며, 치료 후 오랜 시간이 흘러서까지 부작용과 심리적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무면허 시술 부작용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다.

또 한편 계영철 교수(고려대의대)는 ‘언론매체 피부과 관련 건강정보의 현황과 신뢰도’ 내용을 발표하며 건강정보들을 다루는 언론매체들의 신중한 태도를 부탁했다.

계 교수는 “피부과적 정보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데, 이중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도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어 일반인의 피해가 우려된다. 출처가 불확실하거나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 또는 대중을 현혹하는 과장된 정보가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어 일반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하고 “향후 일반인을 위한 건강 정보 전달에서 피부과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피부과학회는 “의료인이 아닌 피부미용사들이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있는 기기들을 사용하거나 혹은 피부염이 있는 상태에서 피부관리를 잘못해서 염증을 유발하거나, 피부관리실에서 사용하면 안되는 이온치료나 스케일링 등의 치료를 받고 부작용이 생겨 결국 피부과에서 다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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