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1개 병원에 자리한 건강보험공단 상담센터가 원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게 단순한 병원 안내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우 한쪽에선 파견직이라는 명목으로 나가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지사장발령직이라는 등 정확히 어떠한 기준에 의해 상담센터에서 근무를 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근무 기간 또한 제각각이다. 건강보험공단 본원에서는 업무의 전문성을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나 실제 근무자들의 경우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근무를 하고 있었다.
전국 31개소 병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상담센터의 본래의 업무는 암·심장병·뇌혈관질환 등 중증 질환자 등록 및 확인증 발급과 건강보험증 발급, 신생아·응급환자 자격확인, 보험급여, 건강검진, 의료이용 불편 고충사항 상담, 급여기준, 절차 등이다.
현재 건강보험공단 상담센터는 `07년 10월 현재 전국 31개소로, 이는 `04년 1개소이던 것을 `05년 13개소, `06년 25개소에서 확대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상담센터의 최근 3년 간의 운영상태를 살펴보면 2005년엔 13개소로 민원상담 실적은 1만4663건 중 건강보험 민원상담 1만3648건, 요양급여 기준절차 844건, 요양기관 이용불편사항 21건, 타의료보장제도 안내 150건이었다.
2006년 25개소 건강보험 상담센터의 총 민원상담 9만7470건 중 건강보험 민원상담은 8만7040, 요양급여 기준절차 9749건, 요양기관 이용불편사항 105건, 타의장보장제도 안내 576건 등 이었다.
31개소가 운영된 2007년 건강보험 상담센터의 경우 민원상담 실적을 보면 총 11만7419건 이었다. 이중 요양기관 이용불편사항을 제외한 민원상담은 11만7394건이었다. 11만7394건의 민원상담을 보면 31개소 연평균 민원상담은 3787건이었으며, 월평균 316건 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보험공단 지사의 직원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건강보험과 관련된 상담 보다는 병원 안내를 돕는 경우가 더 많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건강보험공단은 2008년도에 5개의 상담센터를 더욱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지원실 관계자는 상담센터 확대와 관련해 “해마다 늘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상담센터를 확대하는 것은 공단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병원과의 협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일방적 확대보단 내실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해 현장의 목소리와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에 소재한 A대학병원의 상담센터 근무자에게 주로 하는 업무와 1일 상담 건수에 대해 묻자 “하루하루 근무교대를 하고 있다. 오늘은 원래 근무자가 민원이 발생해 출장을 나가 교대를 한 상태”라고 말하며, “센터에는 주로 병원 위치를 물어오는 경우가 흔하다. 오늘만 해도 건강보험 관련 상담은 단 두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의 경우는 그나마 건강보험과 관련한 상담을 하루 평균 50건 정도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 역시 수많은 방문객에 비하면 건강보험 상담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이곳 역시 주로 병원 안내를 돕는 일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
B대학 상담센터 근무자는 “이곳에 파견 나온지 1년이 넘었다. 주로 하는 일은 병원 안내를 하는 일이다. 물론 건강보험과 관련한 상담을 하는데 주로 절차문제나 중증질환에 대한 것이나 진찰료, 선택진료 등을 가장 많이 문의 한다”며, “그러나 원래의 근무 기간이 6개월인데 반해 지사에서 어떤 직원도 이곳에 나오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혼자서 근무를 하다 보니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병원인데 우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좋은 시선으로 보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장의 불편함에 대해 건보공단 고객지원실 관계자는 “물론 혼자 있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라는 상황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근무자들을 위해 여건을 개선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지만 그에 대한 대책은 전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