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산별교섭을 위해 사용자측과 노조는 상견례를 가졌으나 막말과 일방퇴장 등으로 결국 파행으로 끝나 올해 교섭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와 사용자측은 지난 14일 산별교섭을 위한 상견례 가졌다.
상견례는 사용자협의회 공동대표인 심민철 영남대의료원장, 정진명 경상대병원장을 비롯해 단국대의료원장, 아주대의료원장, 충남대병원장, 공주의료원장, 경희대병원장, 고대 의료기기획처장 등 교섭위원과 사측 실무자 150여명이 참가했다.
보건의료노조에서는 홍명옥 위원장과 지역본부장, 교섭위원, 지부장, 현장간부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상견례에서는 사측의 반말과 노무사 참가 등으로 고방을 거듭한 끝에 사용자대표의 일방퇴장으로 결국 아무런 소득없이 중단됐다.
보건노조는 “사측은 말로는 원만한 교섭을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창조노무법인의 심종두 노무사를 사용자협의회 부대표 자격으로 교섭 석상에 내세웠다”며, “병원과 이해 관계없는 노무사가 조합원의 고용과 근로조건, 의료정책 전반을 논의하는 산별교섭에서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냐”며 강하게 비난하며 노무사의 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사용자측 대표인 심민철 의료원장이 노무사 퇴장과 관련해 노조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노조측에 반말을 하는 등의 갈등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노사 공방이 오고 가던 중 심민철 의료원장이 기차표를 이유로 교섭장을 빠져 나갔고, 이에 대해 사측 공동대표인 정진명 병원장이 노조에게 공식 사과를 하는 해프닝이 입 벌어졌다.
이로인해 교섭원칙 합의, 요구안 발제가 진행되지 못했으며, 노조는 요구안을 서면으로 사측에게 전달, 차기 교섭까지 요구안 검토, 사측 입장 확인을 요구했다.
보건노조는 “산별교섭 파탄, 현장노조 탄압에 핵심으로 주목받아 온 심노무사의 교섭 참가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익히 알고 있을 사측이 심노무사를 교섭위원으로 내세운 것은 고의적으로 교섭 파행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장 조합원의 절실한 요구인 인력충원, 의료기관평가 개선, 교대제 개선 등 산별 요구안 논의를 가로 막고, 노무사 문제를 앞세워 교섭의 쟁점을 최대한 흐리려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한편, 보건노조는 이번 주부터 열리는 산별현장교섭과 의료원장 항의 면담을 통해 상견례 중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교섭 파행을 주도하는 사측 강경세력을 찾기로 했다. 이 결과를 놓고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박 3일 간부 상경투쟁을 필두로 2008년 투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차기 산별교섭은 오는 21일 열리며, 이날 사측은 노조가 상견례에서 전달한 요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