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가 함께 판매하는 공동판촉(코마케팅)이 눈에띄게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에게 혹시 '양면 면도날'의 위험부담이 있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우선 급증하고 있는 공동 판촉은 제네릭 경쟁이 난무하는 국내 시장에서 차별화된 신약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 영업망을 갖추지 못한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공동판촉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고혈압치료제 올메텍을 대웅제약 단독으로 판매하다가 시장이 커지자 다이이찌산쿄가 계약방식을 라이센스-인에서 코프로모션으로 전환해 국내 진출을 꾀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또한, 한국릴리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를 대웅제약과 코마케팅 계약을 한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ㆍ안착하자 계약이 만료된 지난해부터 단독 판매를 하고 있다.
이처럼, 공동판촉은 국내 제약사 단독으로 판매하는 라이센스-인 방식과는 달리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가 같이 판매하기 때문에 시장 확대 후 다국적 제약사가 단독으로 판매하기가 더욱 수월해져 품목 회수의 우려가 커진 것이 문제다.
공동판촉의 긍정적인 면은 두회사의 장점을 잘 활용해 마케팅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란 평가다.
현재 국내외 제약회사 21곳이 50여개의 제품을 코프로모션-코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국얀센이 유한양행과 스포라녹스 코마케팅, 한국MSD가 SK케미칼과 코자 코마케팅, 대웅제약과 포사맥스플러스 코프로모션, 한국노바티스와 한독약품이 가브스 코마케팅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MSD와 대웅제약의 골다공증치료제 코사맥스플러스와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에 대한 코마케팅이 본격적 시동을 걸면서, 영업 이외에 포사맥스 플러스의 공급과 홍보업무는 MSD측에서, 유통은 대웅에서 담당하게 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존 메트폴민 치료제 다이아벡스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상호 보완적인 기전을 통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강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대웅제약의 우수한 마케팅 및 영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과 환자에게 제품의 정보 및 서비스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장미빛 기대를 하는 제약사가 많아 이같은 공동판촉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게 제약업계의 전망이다.
반면, 제약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공동판촉으로 인해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에 대해 제네릭 방어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는 특허만료를 앞둔 의약품에 대해 국내 제약사와 공동판촉 계약을 맺음으로써 제네릭이 출시되기 전 시장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
동부증권 김태희 애널리스트는 “공동판촉은 라이센스-인보다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영업대상 지역을 배분하는 과정에서도 국내 제약사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최근 급증하는 공동판촉은 예전보다 국내 제약사의 입지가 좁아질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