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영난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산부인과 문제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는 정부가 산부인과에 대한 수가인상 등 특단의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의협은 몰락하는 산부인과에 대한 근본적 회생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지난 20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했다.
의협은 “현재 우리나라 산부인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원가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저수가, 그리고 급격히 증가하는 의료분쟁의 삼중고로 인해 붕괴돼가고 있다”며 “동네 산부인과가 점점 사라지고 산부인과 의사도 지원기피 및 폐업 등의 이유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경영난 때문에 산부인과 폐원율이 2007년도 말 현재 평균 7.7%를 훨씬 상회하는 8.5%(심평원 자료)에 이르고 있으며, 2008년도 말 기준으로 집계하면 사상 최악의 폐원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도 서울시 의원급 의료기관 개ㆍ폐원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산부인과 개원율이 전체 진료과목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등 폐원은 늘고 개원은 급격히 줄어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산부인과 의원 매출액을 보면 수입이 높은 상위 30%의 매출액과 수입이 낮은 하위 50%의 매출액 격차가 타과보다 현격히 커서 무려 12.4배에 달하고 있다. 하위 50%의 매출액 평균이 연평균 5589만원에 불과해 매월 466만원 정도에 불과한 보험 수입으로 의료기관 운영에 필요한 임대료와 인건비 등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산부인과 의원들은 비보험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심각한 상태이며, 상위 30%도 준병원급으로 공동 개원하는 경우가 많아 지출이 큰 구조라서 경영상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의협은 “산부인과 의원들이 문을 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과도 같다”면서 “상대가치점수의 전면 개편과 수가조정 등 정부가 특단의 대책마련에 하루속히 나서 산부인과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