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노령화, 신의료기술 발달, 지속적인 의료인력 증가 등으로 급격한 의료비 증가가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며, 향후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의료일원화'가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사협회 권용진 사회참여이사는 과학기자협회(회장 이기수)주최로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의료진단기 이용에 관한 워크숍’에서 ‘한국의료일원화의 필요성 및 추진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정부는 의료를 산업으로서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국가차원 문제로 인식한 후 냉정하게 한국의료의 현실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는 “한국의료는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된 분야, 유전학 분야 등 현대의학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의학 분야는 같은 중국문화권의 중국 중의학이나 일본의 한방의학과 비교해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입증된 자료가 없다”고 피력했다.
또한 정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현대 의학의 일부 분야와 한의학 분야를 지원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한의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의학의 과학화가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처럼 이원적인 의료시스템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 이사는 한의학의 세계화는 한의학의 이론체계 자체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치료법이나 한약이 현대의학적 방법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상품화됐었을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이사는 의료일원화 문제는 의료계·한의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고 국가발전과 직결된 문제로서 양측이 모두 참여하는 정부차원의 추진 기구가 구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한의학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약의 부작용 조사연구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한약재의 표준화를 위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일 현재와 같은 한약재의 유통과정이 지속된다면 당장 의료일원화가 된다 해도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 처방할 수 있는 한약재는 거의 없다면서, 향후 한약재의 일관된 효과를 얻기 위해 생산지, 생산시기, 생산자, 등급 등을 표기하는 등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는 문화적 측면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법개정을 통한 제도변화만으로 단시간내에 국민들의 인식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의료일원화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함으로써 제도변화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고 국민 스스로 의료일원화를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는 이에 따라 이러한 방향으로 한국의료일원화를 추진하려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이사는 또한 전통의학은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 분명하나 의학은 ‘효과가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이해될 수 없다며, 한의학은 국민들에게 그 효과와 부작용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