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의학은 많은 부분이 미국의 영향을 받으며 발전하여 왔다. 의학 연수 역시 의학 이외의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미국으로 많이 다녀오는 경향이다. 의학 전 분야가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적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미국의 환자 접근 방법과 유럽의 접근 방법이 서로 다르며, 일본의 경우도 역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분석을 잘 하며, 이러한 분석에 근거하여 일본 실정에 맞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일찍부터 대장항문 외과 분야에서는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하며, 이러한 교류를 통해 일본의사들의 분석력과 관찰 정신을 배우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정작 나 자신은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의 서적을 통해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항문질환의 진료라는 책을 번역하면서 일본 의사들의 세심함에 놀랐으며, 임상의사에게 필요한 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또한 항문 외과 수술의 권위자인 다카노 선생님의 정성과 노력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항문 외과 분야는 자칫 소홀하게 대하기 쉽지만, 환자를 직접 치료해 본 경험이 있다면 진단과 치료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항문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의학적 내용뿐 아니라 진료 현장에서 응용 가능한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항문질환 환자의 문진표를 비롯하여, 치핵 수술의 표준 진료 지침, 직장 탈출증의 표준 진료지침 등, 일본에서 현재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진료의 know-how를 모두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개원 외과 의사나 대학, 종합 병원에 봉직하고 있는 외과 의사들이 실제적인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록으로 함께 제공되는 수술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어렵게만 느꼈던 항문질환의 수술들이 잘 이해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같은 한문을 사용하는 문화권이지만, 한문의 의미가 약간씩 다르게 사용되는 관계로 번역된 문체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더욱 정진하여 다음에는 더 나은 책을 선보일 수 있기를 나 자신에게 기대한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번역을 맡겨주신 가본의학 이석희 사장님께 감사드리며, 번역 작업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가본의학 편집부 직원들, 원자력 의학원의 김현아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인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한다.
경희대학교병원 외과 이석환
저 자 : 이석환
출판사 : 가본의학서적
판매가 : 70,000원
발행일 : 2009
페이지 : 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