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중의협회는 한국 한의계가 중국 중의학을 공개적으로 폄하하고 왜곡한데 대해 엄중한 시정 명령이 이뤄지고 공식적인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중의약대학 출신 한국인 중의사들의 모임인 대한중의협회는 12일 신화통신·인민일보 등 중국 유력 언론사 특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자존심인 중의학을 무시하고 있는 국내 한의계가 반성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인 중의사들이 문제로 지적한 것은 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이 지난 4월29일 “중국의 중서의 결합은 실패작이며, 중의학 교과과정은 6개월에서 7년까지 천차만별이어서 한국의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들어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중의협회는 안 회장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한의협에 이에 대한 근거와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한의협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주한 중국대사관과 중국 위생부에 사건 경위를 담은 성명서를 발송, 공개적으로 항의하고 나서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대한중의협회는 이날 중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한의계가 중의학을 폄하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 됨으로써 향후 한의계의 ‘중서의결합은 실패작’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대로 중국에 보도되었을 때 자칫 외교적인 마찰까지 우려되고 있다.
대한중의협회측은 “의사협회에서는 직접 중국에 가서 중의학을 확인하고 그 우수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뿌리를 두고 파생된 전통의학인 한국의 한의계에선 중의학을 질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의학과 중의학은 서로 다른 학문이라는 판단을 내려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고리를 끊어버렸던 한의계가 이젠 극단적인 표현과 망발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한의계가 의료계와의 분쟁에 이어 중의협과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어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중의협회측은 “이번 중국 정부에 대한 성명서 발송과 중국 언론사 기자회견은 한의계에 대한 공격을 수면 위로 올린 것에 불과하며, 앞으로 한의계에 대한 공격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98년부터 2001년 사이에 중국 중의약대학에서 유학한 한국인 중의사들은 국내 한의사 면허시험 응시자격을 요청했으나 한의계의 적극적인 반대와 이에 따른 복지부 유권해석·행정처분과 법원 판결로 인해 무산된 바 있었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