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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경 회장, 망국적 시장주의 의료계 진정성 훼손”

사보노조, 미국의 재앙적 의료보험시스템 따르려는가!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에 대한 비판이 점차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건보공단 사회보험노조는 최근 경만호 회장의 인터뷰를 문제 삼으며 이를 비판한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경 회장의 해명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보노조는 “환자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거세지자 경 회장은 그 책임을 해당 언론사에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경만호 회장은 “암 환자는 국가재정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가 잘 못 전달된 것”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사보노조는 “진의의 전달 잘못 여부를 떠나 경만호 회장의 해명이 망국적 의료시장주의에서 나온 발상을 은폐하기 위한 일시적인 눈속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암 환자를 국가재정으로 해결해야 한다면 다른 수많은 중증질환과의 형평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암환자만 따로 분리해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국가는 없다는 것이 사보노조의 의견이다.

사보노조는 “재원은 별도로 하더라도 서구유럽 등 선진보건의료국가에서 공보험 보장성의 핵심은 중증질환이다. 경 회장 발언의 취지가 치료비 많이 드는 암환자는 보험재정이 아깝다는 망언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경 회장은 또 ‘구매력 없는 의료소비자에게 국가가 필요 이상의 책임을 지려는 것은 문제’를 ‘구매력 있는 의료소비자’가 잘 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매력 있는 의료소비자라는 말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보노조는 “경제력 있는 국민은 민간보험에 가입해 의료를 해결해야 하고, ‘경제력 없는’ 국민만 공보험에 남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연대성과 위험분산이라는 의료보장의 기본원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이라고 질책하며 “이 경우 공보험의 보장성은 더욱 취약해 질 수밖에 없으며, 돈 없는 자는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똑같은 결과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공단 사보노조는 경만호 회장의 이같은 시각은 국가독점단일보험자체제를 다보험자경쟁체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지론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했다. 경 회장의 해명은 ‘없는 계층은 공보험으로, 있는 계층은 민간보험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로 집약된다는 것이다.

또한, 경 회장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었던 실패의 전형인 미국 의료시스템을 보는 듯하다고 사보노조는 판단했다. 미국은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경제력이 약한 국민은 공적 의료보험에 포함시키고 나머지 65% 가량은 민간의료보험에 맡기고 있다.

4인 가족기준 연간 1천5백만원이 넘는 민간의료보험료, 돈이 없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국민이 4천5백만명 이상, 맹장염치료나 분만에 1천만원, OECD국가평균보다 50% 이상의 GDP를 의료비로 쏟아 붓고도 건강지표가 최악인 곳. 이것이 미국의 현주소다.

사보노조는 “경만호 회장의 ‘규격진료’, ‘소신진료’ 등 이치에도 맞지 않는 논리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경 회장은 요양급여기준이 없다면 보험재정보호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재정의 낭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모든 국가가 이를 진료기준으로 갈음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국민정서와 현실을 도외시 한 경만호 회장의 언동은 의료계의 진정성마저 흔드는 해악만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이 겪고 있는 국가적 재앙을 우리나라에도 이식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경만호 회장은 맹목적․극단적 의료시장주의에서부터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