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환자들의 서울소재 의료기관 이용률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연구원은 서울소재 의료기관의 최근 3년간 관외 건강보험 진료수입이 34.5%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06~2008년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해 ‘2006~2008년 지역간 의료이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공단 연구원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2008년 의료기관들의 입원 및 외래진료를 통한 건강보험 총진료수입은 25조7916억원이었다. 이중 서울소재 의료기관들의 총진료수입은 6조9399억원(26.9%)으로 나타났다.
그 중 36.2%인 2조5111억원이 서울소재 의료기관들이 지방환자들로부터 벌어들인 관외 진료수입이었으며, 수도권 이외 지방환자들의 의료이용량이 전체 진료수입의 14.5%를 차지했다.
최근 3년 동안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의 입원 및 외래를 통한 건강보험 진료수입 중 타지역 환자들로부터 벌어들인 관외 총진료수입이 2006년에 총진료수입의 21.3%(4조4333억원)였으나, 2008년에는 26.4%(6조8215억원)으로 53.9%가 증가했다.
또한 전체 관외 총진료수입 중 2006년 42.1%(1조8671억원), 2007년 38.1%(2조1752억원), 2008년 36.8%(2조5111억원)가 서울소재 의료기관들이 지방환자들로부터 벌어들인 관외 진료수입이었다.
특히 서울소재 종합전문요양기관 20곳에 대한 쏠림현상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소재 종합전문요양기관 20곳에 2006년63.6%(1조1879억원), 2007년 59.6%(1조2977억원), 2008년 59.6%(1조4959억원)로 집중돼 있었다.
최근 3년 동안 해당 지역주민들의 관내 의료기관 의료이용률을 진료형태별로 살펴보면, 외래 의료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 및 제주 지역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입원의 경우는 관내 의료기관 의료이용률이 외래의 경우는 보다 낮았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은 “중증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입원환자의 특성상 의료기관 접근성보다는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중요시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수입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역시 외래에 비해 입원의 관내 진료수입율이 낮았으며, 특히 서울의 경우, 입원 수입의 54.9%만이 관내수입으로 나타났다.
울산 및 제주는 서울지역의 종합전문요양기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지역에 종합전문요양기관이 있는 경기 및 충북 지역주민의 경우는 관내에 종합전문요양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소재 종합전문요양기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나머지 지역들도 관내 종합전문요양기관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서울 소재 종합전문요양기관인 것으로 나타나, 서울 소재 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의 지방환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황라일 박사는 “수도권으로의 의료집중, 수도권 내에서도 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의 의료집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해당 지역 내 의료자원의 지리적 접근성보다는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의료수요자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황라일 박사는 의료의 질에 따른 지역간 의료이동은 대도시 의료기관 및 대형 의료기관의 의료의 질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서 오는 것 일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황라일 박사는 “조사결과에 따라 지방 의료기관의 질을 보다 높일 수 있는 방안 및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저평가되어있는 지역 의료기관의 우수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하는 등의 대책도 마련되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대책들이 지방병원의 활성화는 물론 지역재정의 막대한 손실을 방지시킬 수 있을 것으로본다. 사회적 비용의 절감,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정립,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그리고 나아가서는 의료시스템 전반의 의료비 상승압력 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