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기피과 전공의들의 급여를 인상해주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협의회는 환영과 함께 우려의 뜻을 동시에 나타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원용, 이하 대전협)는 정부의 무책임한 전공의 수련 정책을 우려하며, 흉부외과·외과 전공의 월급 인상을 결정한 고려대학교의료원 사례의 유의미함을 밝혔다.
지난 7월부터 흉부외과·외과 전공의 기피현상을 막기 위한 정부의 수가 인상 정책이 실행됐다. 그러나 10월, 안홍준 의원실과 대전협이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처우개선에 변화를 두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협은 “‘기피과 수가 인상’이라는 보기 좋은 밑그림만 그려놓았지 그 외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는 뒷짐 지고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수가 인상분은 본래의 취지대로 반드시 전공의에게 돌아가야 하며, 향후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인재 양성에 기여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이번 고려대학교의료원의 전공의 급여인상 결정은 매우 바람직하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대전협은 “정부는 전공의 급여 인상이 일부 대형병원에 국한되는 현실을 보며, 근무조건 차별이 심화되는 현상을 자각하고 경계해야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전협은 “전공의 수련이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바가 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임아래 병원별로 다른 수련환경 및 급여의 차이 등으로 수련의 질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전문의 진로에 대한 면밀한 고찰 없이 정해진 정원 책정과 급여차이, 그로 인한 병원별 인력수급의 양극화 가능성에 대한 전향적 정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기피과 지원정책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민국 전공의의 급여평균은 월 290만 원 수준이며 최소와 최고의 차이는 두 배 가량이나 난다. 일반 대졸취업자들과 비교했을 때 세 배 가량의 업무시간을 감당 하면서도 급여 수준은 비슷한 것.
주당 평균 100시간 넘게 근무하는 전공의가 전체전공의 30.7%에 달하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기피과로 분류되는 흉부외과/외과 전공의들은 평균보다 더 열악한 수련환경에서 수련하며,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전문의로서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전협은 “소위 기피과의 월급 인상이 일시적인 개선을 가져올 수는 있으나, 전공의 근무 종료 후 인력 수급이나, 병원별 급여차이에 대한 거시적 정책이 없다면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면서 “수련의 표준화를 위해 무엇보다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한 국가적 보조가 절실하다. 수련기관 환경과 전공의 대우의 양극화 심화로 인해 국민건강에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시급한 대책이 요망된다”며 정부정책의 시급한 대책마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