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조절하는 인자의 혈당제어 효과를 증명해 당뇨병 치료에 중요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최흥식 교수(전남대 호르몬연구센터) 연구팀과 구승회 교수(성균관대 의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대사질환 연구의 최고 권위 있는 과학 저널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IF = 16.107)’誌 4월호에 게재된다.
이 연구는 크렙 에이치(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활성화되는 전사(轉寫)인자)를 활성화시키면 혈당이 증가되고, 억제하면 혈당을 경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했다.
크렙 에이치(CREBH)가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유발해 혈당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게 리보핵산 간섭(RNA interference) 방법을 적용해 크렙 에이치를 억제한 결과,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포도당 생성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유발의 근본 인자인 ‘토크2’가 포도당 생성에 중요한 유전자의 양적 증가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지난 2005년에 ‘토크2(TORC2/CRTC2)’라는 단백질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조절해 혈당 수치를 올리거나 낮춘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규명한 바 있으며, 세계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Nature)’誌(2005년 9월 8일자)에 게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토크2’가 크렙 에이치의 활성을 증가시켜, 포도당 생성에 중요한 유전자(팹시케이(PEPCK)와 지식 페이즈G6Pase))의 양적 증가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또한, 생체 내의 전사조절(유전자의 양적 증가와 감소를 조절하는 것)을 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미징 기법(Optical in vivo imaging)을 통해 크렙 에이치의 활성변화에 따른 유전자(G6Pase)의 발현조절을 측정, 유전자(G6Pase)의 발현이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 및 혈당과 직접적으로 연관됨을 확인했다.
구승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크렙 에이치와 토크2를 타깃으로 하는 생리활성물질 발굴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당뇨병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용어>
▲크렙 에이치 (CREBH)
=세포체내의 endoplasmic reticulum (ER)에 상주하는 전사인자이며 크렙 (CREB)과 같은 basic leucine zipper (bZip) 계열에 속한다. 이전에 약물에 의한 염증반응에 의해서 활성이 증가됨이 보고됐으나, 생리학적 작용 기전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공복시나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된 상황에서 간에서의 활성이 증가돼 포도당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최초로 밝혀졌다.
▲리보핵산 간섭(RNAi, RNA interference)
= RNAi란 리보핵산 간섭을 말하는데, RNAi의 기능은 세포내에서 이중가닥 RNA가 만들어지면, 특정효소(다이서)가 나타나서 이중가닥 RNA에 부착하여 21-23개의 핵산단편으로 절단한다.
이 단편들이 상보적인 핵산을 만나면 그 핵산을 분해한다. 이와 같은 RNAi의 기능을 이용하는 유전자 억제기술은 바이러스성 질병의 치료법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소아마비, C형 간염 바이러스, HIV 등을 인체에서 증식하지 못하게 하는데 일부 성공했다.
▲포도당 생성 관련 유전자
=간에서의 포도당 신합성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엔자임 (enzyme)을 발현하는 유전자들인 PEPCK (phosphoenolpyruvate carboxykinase)와 G6Pase (glucose 6 phosphosphatase)는 이전연구에서 토크2 (TORC2/CRTC2)와 CREB에 의한 전사조절을 받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CREBH가 또한 이들 유전자의 발현 증가 및 그에 따른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증가에 기여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토크2(TORC2/CRTC2)
=토크2는 이전에 CREB의 전사도움 인자로서, 포도당 생성의 주요 유전자들의 발현 및 인슐린 저항성 유발인자인 LIPIN1의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토크2가 bZip 계열의 전사인자인 CREBH의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혈당증가를 유발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혔다.
▲이미징 기법(Optical in vivo imaging)
=생체 내에 루시퍼라아제(luciferase)를 갖는 세포나 유전자를 주입해 살아있는 동물에서 동적으로 그 활성변화를 측정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번 실험에서는 CREBH에 의해 활성화되는 G6Pase-luciferase가 실제로 간에서도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