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마음과 달리 장거리 운전과 추석 상차림 준비에 치여 몸이 지치기 십상인 추석이다. 운전하느라 앉아 있거나 전을 부치기 위해 쭈그린 자세가 길게 지속되면 허리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명절 후 몸이 쑤시는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 아빠가 운전대를 잡으면? 바지 뒷주머니는 꼭 비우세요!
귀향은 설레지만 귀향길은 울렁길이다. 몇 시간씩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 같은 자세로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근육이 긴장돼 전신근육통을 유발하는데 혈액이 발 쪽에 머물러 있어서 통증은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몸을 풀겠다고 급작스럽게 허리를 비틀거나 펴지 말고 순방향으로 서서히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운전 1시간~1시간 30분마다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운전을 하기 전에는 바지 뒷주머니를 모두 비워야 한다. 지갑이나 핸드폰을 넣은 채 앉으면 자칫 요통이 심해지고 골반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성범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지갑의 두께가 보통 3cm 내외인데 이 정도라면 골반이 약 4도 이상 올라가게 된다”며 “골반이 올라가면 척추도 휘게 돼 요통이 심해지고 신체의 한쪽만 뻐근해져 통증이 생기는 골반통이 오기도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전을 부칠 땐? 거실바닥 말고 식탁에 앉아야 해요!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맞으며 설거지를 하다보면 허리한번 펼 시간이 없을 정도다. 특히 명절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음식을 만드는데 양반다리를 하며 등을 구부린 자세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구부정한 자세가 골반이 벌어지는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원장은 “앉은 자세가 서있는 자세보다 2배가량 척추에 무리를 주게 돼 허리의 요추만곡(움푹 들어간 곡선)이 사라져 디스크에 스트레스를 가하고 요통을 유발한다”며 “특히 양반다리는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근육과 인대를 늘어나게 하므로 골반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결국 골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앉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이같은 요통은 바닥이 아니라 식탁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도 막을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허리를 붙이면 체중이 분산돼 요추만곡이 유지되므로 척추에 무리가 덜 간다.
앉아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20~30분마다 틈틈이 일어나 5분 정도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맨손체조를 해 혈액순환을 돕고 허리근육의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 원장은 권했다.
◆ 해외여행 가는 당신, 창가석 낭만보다 복도석 실속을!
유난히 짧았던 작년 추석연휴와 달리 올해는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긴 휴가가 가능해졌다. 이에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도 많은데 7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된다면 비행척추피로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비행척추피로증후군은 좁고 답답한 비행기 좌석에서 오랜 시간 움직이지 못해 척추에 무리가 와 생기는 척추피로현상이다.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느라 긴장된 척추근육이 좁은 좌석에서 그대로 경직돼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1시간마다 통로를 걸으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혈액이 발쪽에만 모여 있지 않도록 수시로 다리를 주물러 주어야 한다. 창가석보다 복도석에 앉는것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동이 편리해 피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발밑에 가방이나 받침대를 놓아두어 무릎을 엉덩이보다 높게 만들는 것도 허리 부담을 줄여준다.
장거리 비행에서 잠이 들 것을 대비해 U자 형의 목 쿠션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잠을 자다가 목이 옆으로 기울면 인대와 근육이 지나치게 늘어나 어깨 근육 통증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건을 말아 척추 쪽에 두면 척추와 허리의 S곡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돼 요통을 줄일 수 있다.
비행을 끝내고 짐을 들 때도 주의해야 한다. 안 원장은 “오래 앉은 자세로 경직된 허리 때문에 무거운 짐을 급하게 들면 요추의 수핵이 탈출되거나 찢어질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짐을 들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