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20대의 남성에게 주로 발견되는 기흉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비행기를 탈 때는 기흉의 원인인 폐기포가 높은 고도에서 쉽게 터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 2009년 기흉 환자는 2002년 대비 27% 증가했다. 2009년 기준 성별 실진료환자는 남성(2만 2240명)이 여성(3726명)보다 6배 이상 많았고 이중 10만 명당 남성 실진료환자는 10대가 219.9명으로 1위였다.
이처럼 키가 크고 마른 10~20대 젊은 남성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습관을 꼽았다. 식습관으로 인해 외형적 성장과 함께 폐도 더 길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얇아진 흉막이 외부 압력에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흉은 폐를 둘러싼 흉막에서 발생한 기포(공기주머니)가 터져 흉막 공간 안으로 공기가 새어 들어가면서 그 압력으로 폐의 일부분이 쭈그러드는 질환.
따라서 전문가들은 높은 고도에서는 폐의 공기주머니가 쉽게 터질 수 있으므로 기흉 진단을 받았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장시간 비행기 여행 전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몇해 전 대학생이 비행기 기내에서 가슴통증을 느꼈으나 며칠 동안 병원을 찾지 않고 고통을 참다가 심장 이상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기흉은 초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방치하면 흉막염(늑막염)이나 농흉(고름 가슴)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혹 긴장성 기흉으로 급속히 진행돼 흉강내 축적된 공기가 심장을 압박하면 빠른 시간내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질환이다.
강북삼성병원 오태윤 흉부외과 교수는“해외 여행, 연수, 출장 등으로 10~20대의 비행기 이용이 많아졌다”며 “X-ray 사진 1장만 찍어도 기흉을 쉽게 진단할 수 있으니 장시간 여행을 앞두고 흉통이나 가슴의 불편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느끼는 경우 반드시 출발 전 흉부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