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보다는 제네릭 영업 중심으로 발전해 왔던 국내 제약산업이 오리지널 및 일반의약품 도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시행 등 계속되는 약가인하 정책의 도입,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쌍벌제 도입 등 기존 관행을 유지할 수 없는 정책들이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 겪었던 약가인하와 기존의 영업방식을 바꿔야 하는 체질 개선이 동시에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약가인하는 2012년에야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제도적 실효성 및 지속성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병원들도 저가구입에 따른 이윤을 얻기 위해 제도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고착화 된다면 해마다 약가인하의 폭이 벌어지게 될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도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의 시행으로 2년마다 약가를 개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해 5~7%정도의 지속적 약가인하가 진행되고 있다.
시장형실거래가 도입 등 약가인하 기조는 일본과 유사하며, 건강보험재정 및 약제비 비중을 감안할 때 약가인하 정책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과 다른점은 R&D 투자를 하는 제약사에 대해서는 약가인하에서 면제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규정에 따라 R&D 투자 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제약사는 약가인하시 60% 면제, 200억원 이상인 경우 40%가 면제되기 때문에 대형제약사들의 경우 약가인하에서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9년 8월부터 리베이트-약가인하 연동제를 시행하면서 리베이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2010년 11월말부터는 쌍벌제를 실행한다.
이러한 여파로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상위제약사들의 외형성장이 위축됐으며 매출액 성장률은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판관비감소로 2010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11월말부터는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게도 처벌이 가능한 쌍벌제가 도입된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서 지금까지 위축됐던 영업활동은 다소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이 애매모호할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기준이 명확해 진다면 제도 안에서 충분히 운용할수 있는 테크닉을 발휘해 영업이 점진적으로 정상화 될 것이기 때문.
다만, 기존의 제네릭 영업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릭은 태생적으로 제품에서 차별화가 불가능하고 제약사마다 가이드라인대로 영업을 하게 된다면 차별화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제네릭 판매로 외형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짐에 따라 국내제약사들은 오리지널 및 일반의약품 품목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리베이트가 어려워지는 영업환경으로 변하고 있어 오리지널 제품의 처방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제품도입은 외형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체 개발의약품에 비해 이익률이 떨어지고 판권을 회수당할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미봉책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화증권 정효진 애널리스트는 “국내제약산업은 M&A를 통한 산업구조 조정보다는 자연스런 도태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상위사를 중심으로 M&A검토 및 실행을 위한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