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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약가인하 계속되면 상위제약사만 시장지배 강세

일본 약가인하 때 보다 국내 구조조정 빠르게 진행 전망

국내제약산업이 지속적인 약가인하정책으로 내수시장은 정체되고 R&D인센티브로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상위제약사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약가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본의 198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본은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는 단계에서 약가인하 정책이 도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본 상위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국내제약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압축적으로 겪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약가인하를 통한 내수부문의 정체가 되는 과정에서 신약개발을 통한 해외진출에 나서야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또한 1980년대에는 만성성인질환의 대두로 당뇨, 고혈압 등의 약을 개발하면 짧은 시일내에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항체의약품 및 자가면역 질환 등 난치병치료제를 개발해야 승산이 있다.

일본의 사례를 비춰볼 때 국내제약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고령화로 의약품의 수요증가가 예상되지만 전국민 의료보험의 실시로 정부의 약가결정력이 절대적이고 건강보험재정의 부담증가로 지속적인 약가인하 정책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리베이트 중심의 영업방식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체개발 신약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약개발능력은 부족한것이 현실이다.

일본은 일괄적인 약가인하가 진행된 반면, 국내에서는 약가인하시 R&D 규모에 따른 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R&D투자를 많이 하는 상위제약사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의약품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의미가 없었지만 보험약가와 실제구입약가간의 차이의 일정부분이 합법적으로 의료기관에 이익으로 귀속될수 있게 됨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가진 의약품의 시장지배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상위사들의 시장지배력이 점진적으로 증가했지만 국내제약사의 경우 상위사의 시장지배력 강화가 더욱 신속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로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R&D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위제약사의 시장점유율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가격경쟁이 벌어졌을 때 상위제약사들은 약가인하에서 면제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형병원 입찰시 가격경쟁력을 가진 약가를 써서 처방량을 확보하고 이로 인한 약가인하 폭은 R&D 투자에 대한 우대 때문에 면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지속적인 약가인하가 실행된 1990년대부터 상위제약사의 시장점유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상위제약사들의 점유율이 상승했으며,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형실거래가 실시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빨라질것이라는 전망이다.

계속되는 약가인하와 영업환경 변화속에서 국내제약사들도 일본제약사들처럼 살기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상위제약사들은 계속적으로 R&D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M&A를 위한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본제약사는 일본제약산업의 정체가 시작된 1995년 1512개에서 2007년 380개까지 줄어들었다. 내수시장이 정체돼있는 12년 동안 제약사의 75%가 사라진 것.

국내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240개 수준인데 지속적 약가인하 및 상위제약사들의 가격경쟁력 확보로 국내제약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정효진 애널리스트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신약개발을 통한 해외부문에서의 성장이 필수적인 요소”라며 “당뇨병, 고혈압 등 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이 나타날 수 있는 치료제군은 이미 많은 의약품이 존재하고 방대한 임상자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효과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분야를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