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편의성을 개선한 바이오 베터 개발에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바이오 베터는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높이거나 지속형 또는 속효형으로 개발해 복용편의성을 개선한 의약품을 뜻한다. 케미칼의약품에서의 개량신약과 비슷한 개념이다.
바이오 베터는 바이오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들며, 이미 존재하는 의약품을 개선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대비 확고한 경쟁력으로 시장침투력이 월등하며 오리지널의 113%에서 많게는 362%까지 가격이 형성돼있어 이익률도 높은 편이다.
바이오 베터를 개발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복용편의성의 개선이다. 통증이 따르는 주사제를 경구제나 흡입형 등 비주사제로 바꾸는 것을 비롯해 같은 주사제라도 1일제형을 1주제형으로, 더 나아가 한달 제형까지 개선하는 방법이다.
환자는 복용하기 편한 제품으로 이동하게 되고, 시장의 판도가 바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의 예를 들면 케미칼 골다공증 치료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골다공증치료제는 포사맥스, 에비스타 등 1일제형이 주를 이뤘다.
이후 1주제형인 포사맥스70mg(포사맥스플러스 포함), 악토넬35mg이 출시되자 시장은 빠르게 1주제형으로 이동했고, 1주제형 시장점유율은 80%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1달제형인 본비바150mg과 악토넬150mg이 출시돼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주사제로는 3달제형인 본비바주와 1년제형인 아클라스타까지 발매되는 등 투여주기를 늘려 환자의 복용편의성을 높이려는 제약사들의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투여주기를 늘린 제품을 개발한다면 대부분 경구제인 케미칼의약품보다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1세대인 치료용단백질 시장에서도 바이오베터 출시후 시장은 빠르게 변화했다. 2세대인 항체치료제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항체치료제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를 보면, 1주에 1~2회제형인 엔브렐이 매년 6~7조원의 매출로 세계 3위 의약품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년후 2주 1회제형인 휴미라가 출시되면서 엔브렐의 매출액성장률은 둔화됐고 휴미라는 매년 39.0%의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UCB社의 심지아는 4주 1회제형으로 출시됐으며,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투여주기를 늘리는 것 이외에 전달방법을 개선하는 방법도 유용한 전략으로 꼽힌다. 주사바늘을 가늘게 개선하는 방법은 이미 인슐린, 인성장호르몬 등 치료용단백질에 응용되어 제품이 출시됐다.
노보노디스크의 레버미어와 사노피-아벤티스의 란투스, 화이자의 지노트로핀 등 다수의 제품이 펜타입으로 개발돼 주사에 두려움이 있는 환자에게 거부감을 줄여주고 있다.
또한, 주사제에서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 코로 들여마시는 폐흡입형, 먹는 경구형 등 통증을 줄여 복용편의성을 높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각 제약/바이오업체에서 활발히 연구중에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인슐린과 GLP-1계열 당뇨병치료제에 대해 경구용 임상1상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치료용단백질이 아닌 항체치료제를 대해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애보트는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인 휴미라를 펜타입으로 출시했다. 원터치클릭 방식으로 주사바늘이 보이지 않아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를 줄이는 동시에 노출에 따른 오염 가능성도 현저히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슈도 자사 신약인유방암치료제 허셉틴에 대한 환자친화형 자가투약기를 개발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자가투약기는 주사바늘없이 허셉틴을 피하조직 내부로 다량 투여가 가능하며, 병원 방문 후 60분 가량의 투여시간을 가정에서 5분여 만에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