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송년 모임으로 달력이 빼곡한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까운 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지만 대책 없이 줄줄이 참석하다가는 건강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연말 모임은 대부분이 술자리이기에 짜고 기름진 안주류를 많이 먹게 되고 술을 먹지 않더라도 열량이 높은 저녁식사를 하는 일이 잦게 마련이기 때문.
하지만 이같은 고염분, 고지방식은 고지혈증과 고혈압, 당뇨의 원인이자 동시에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
실제로 연말이면 추운 날씨와 무리한 연말 스케줄로 인해 혈관이 갑작스럽게 좁아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이 급증한다.
특히 이 같은 심뇌혈관질환은 ‘소리없는 저격수’라 불릴만큼 느닷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인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50% 정도는 평소 심혈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갑작스런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쓰러진 경우다. 이같은 심근경색으로 한 번 괴사된 심장조직은 다시 살릴 수 없다.
이대목동병원 심혈관센터 박시훈 교수는 “밤 새워 술을 마신다거나 며칠 연속으로 과하게 술을 마시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예기치 못한 심근경색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뇌졸중도 이맘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혈액공급이 중단돼 뇌세포가 망가지는 것이다. 편측마비나 언어장애, 어지럼증 같은 전조증상을 동반할 때도 있지만, 증상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모두 혈관질환으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음주는 혈액 내에 중성지방을, 흡연은 혈전을 증가시키고, 나트륨의 과다섭취는 혈압을 높여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5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1일 권장량 5g의 두 배가 넘고, 1인당 술 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이대목동병원 김용재 뇌졸중센터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어떤 형태로든 후유증이 남게 된다”며 “저염식, 저콜레스테롤의 식생활과 금주, 금연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