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 실거래가제는 공정거래법의 목적과 철학에 배치되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회원인 제약사 약가 및 마케팅 담당 임원들을 만나 이같이 밝히고, 시장형 실거래가제 등 제약현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제약협회 갈원일 전무가 배석했으며, 김교필 유한양행 이사, 김기호 CJ제약사업부 부장, 김윤태 동화약품 부장, 문승중 종근당 팀장, 박종우 한미약품 이사, 장평주 녹십자 상무, 전재광 중외제약 상무, 최정우 동아제약 부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호 회장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종합 분석해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약가 및 마케팅 담당 임원들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영향에 따른 당기손실이 커지면서 기업의 영업이익율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며 “R&D투자 축소가 불가피하고, 인력 구조조정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R&D투자 등 내년도 사업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약품 공급 계약 갱신이 집중된 내년 1분기가 지난 다음에는 제약업계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경호 회장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보완 및 대안 마련에 제약업계 약가 책임자들이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보험의약품 정책의 근원에는 리베이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제약업계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리베이트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것이어야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쌍벌제와 내부고발신고포상제 등 강력한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우리 스스로 모범을 보여 유통투명화 문제를 선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1월 2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새 제도 시행과 관련해 제약협회장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제약협회 회원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먼저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수고하시는 회원사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유통시장에서의 공정거래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11월28일부터 쌍벌제를 시행하였으며, 12월13일 시행규칙이 발효되었습니다.
우리 제약업계에도 새로운 자율공정경쟁규약이 시행됩니다. 불공정거래, 리베이트 등 우리 제약업계를 드리우고 있는 오명을 정화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유통시장의 선진화와 제약산업의 발전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21세기 성장동력으로서의 자부심과 선진제약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결의를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정화된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향후 신약이나 신제품에 대한 적절한 약가를 보장 받을 수 있으며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적정한 이윤을 연구개발(R&D)과 선진 제조시설(GMP)에 투자함으로써 FTA시대에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쌓을 수 있습니다. 회원사 여러분의 공정경쟁규약 준수를 당부 드립니다. 협회 차원에서도 규약준수 풍토를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병원과 약자의 위치에 있는 제약회사 간 거래에 있어 공정거래의 걸림돌이 되는 제도로서 ‘공정한 사회’를 기본으로 하는 정부 정책과도 부합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 제도의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겠습니다.
회원사 여러분 이와 같은 제도의 변화와 함께 대외적으로도 미국, EU를 비롯한 각국과 FTA가 체결되거나 시행됨으로써 우리 제약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 제약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여야 하겠습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과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을 국민에게 공급하기 위한 GMP시설의 선진화에 열심히 노력하고,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경영에 힘써주실 것을 거듭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2월 13일
한국제약협회 회장 이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