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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병리학회, 레지던트 미달대책 “진퇴양난!”

협조공문에 ‘PA보충-질평가시 불이익’ 문구 삭제해

병리과 레지던트가 모집되지않은 병원들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기위해 병리학회가 해결방안을 찾고 있지만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병리학회가 병리과 레지던트가 미달된 각 병원에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빠져있고 단순히 권고차원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병리과 교수들도 병원들이 무관심해 대책마련에는 속수무책이라고 토로하기 때문이다.

최근 병리학회는 레지던트 인원이 미달된 병원과 병원협회, 보건복지부, 국회에 병리과 레지던트의 미충원에 따른 대책수립을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하고 있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공문의 내용은 병리학회가 계획했던 처음의 안과는 다소 다르다. 병리학회는 지난 12월, 레지던트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병리진단의 지연과 적정진료에 차질을 우려하고 이에 대한 대체 인력 투입을 요청하는 대안을 계획했었다.

당시 학회에 따르면 공문에는 ‘병리과 전문의와 전공의 충원이 안될경우 PA(Pathologist Assistant)나 세포병리사를 부족한 인원수만큼 채용해 업무지원을 하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문구가 포함됐었다.

또 병원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병리과 전문의와 전공의의 미충원에도 불구하고 부족 인원에 대한 대체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2011년도 질관리 사업과 수탁기관 인증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문구도 명시했다.

이같은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병리학회는 오는 20일까지 각 병원의 2010년 근무인원, 2011년 3월 예상인원, 미충원에 대한 대체 인력 등 병리과 인력운용계획을 학회로 회신하도록 요청문도 작성했다.

하지만 최근 발송된 공문에서는 이 같은 내용들이 삭제됐다. 자칫 전문의보다는 PA 등의 대체인력 채용을 독려할 수 있다는 오해와 병원을 압박하는 문구가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병리학회 관계자는 “다른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봐서 pa나 세포병리사 등에 대한 요청은 뺐다”며 “병원 각각의 사정에 맞게끔 병리과 업무가 차질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하는 내용으로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질평가에서의 불이익이 삭제된것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공문에 명시하면 혹시라도 나중에 좋지 않은 영향으로 되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며 “필요한 인력을 많이 확보할 수록 질관리가 제대로 될 것이므로 로딩이 심한경우 학회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얘기인데 그렇다고 적정인원을 정해버리면 손실적인 면도 있을것 같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이처럼 병리학회가 대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일선 병원의 병리과 교수들도 전공의 미충원에 따른 대안을 모색하기가 쉽지않아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전공의가 부족하면 병리검사가 지연되고 질 관리가 어려운만큼 궁극적으로 병리과 전문의를 충원해야 하지만 병원이 고임금의 전문의 인력 채용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병리과 전공의를 한명도 지원받지 못한 모 병원의 병리과 교수는 “전공의가 없으면 전문의를 늘려야 하는데 병원에서 지원할리 만무하다”며 “병원에서 PA를 양성해서 좀더 대우를 해주는 정도밖에는 당장 할수가 없는데 이마저도 병원이 신경을 안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리과 교수도 “인력이 없으니 교수진도 연구하는데 힘이든다”며 “PA인원을 증원하도록 요청은 했는데 앞으로도 전공의 미충원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매번 PA로만 매울수도 없어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전문의 채용 등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면 병리과의 앞날도 한결 밝아질텐데 지금처럼 병원이 스텝 채용을 회피하는 상황에서는 악순환의 연속일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