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박승정 병원장이 의학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로 꼽히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국내 의학자로서는 처음으로 4번째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NEJM은 4일자 최신호에 박승정 병원장의 연구 논문 ‘좌간동맥주간부 치료에서 수술과 중재 시술의 비교’를 게재했다. 이에 박승정 병원장은 미국심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1만 여명의 전 세계 심장학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박승정 병원장이 이번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좌간동맥 주간부에 관한 내용이다. 좌간동맥 주간부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영어로 left main 이라 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이와관련, 박승정 병원장은 “좌주간부 위치에 병이 생겨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술을 할 것인가 또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치료법인 심혈관 중재시술로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혀 치료를 끝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전 세계 심장학자들이 갖고 있는 최근의 핫이슈”라고 설명했다.
박승정 병원장과 김영학 교수(심장내과)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의 13개 연구기관에 등록된 좌주간부 병변 환자 1454명 중 300명의 약물스텐트 시술군과 300명의 수술 치료군 환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시술과 수술의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시술이나 수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과 재시술의 발생 빈도는 스텐트 시술군에서 8.7%(26명), 수술치료군에서 6.7%(20명)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2년이 지난 후에도 두 가지 치료에서 사망,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발생 빈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확장하는 심혈관 중재시술이 가슴을 열고 큰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보다 치료 결과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따라 수술에 대한 의학적, 경제적 부담감 등으로부터 좌주간부 질환자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모든 심장의학자들이 좌간동맥 주간부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무조건 가슴을 여는 대형 수술을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박승정 병원장팀이 좌주간부에 스텐트 삽입술을 처음으로 시도했던 1990년대 중반에는 미국의 흉부외과 의사들이 “미친 의사”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가 옳았다”며 새로운 치료법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승정 병원장은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2008년에도 NEJM에 좌주간부의 스텐트 시술에 대한 치료 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으나 이번 연구는 시술자의 주관적인 선택이 배제돼 좀더 객관적”이라고 의의를 전했다.
이같은 박승정 병원장의 연구성과로 인해 전세계 심장학 교과서에서도 ‘좌간동맥 주간부 치료를 심혈관 중재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수정된 상황이다.
한편, 병원 측은 박승정 병원장의 공식 발표에 따라 앞으로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이 좌간동맥 주간부의 진료 지침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