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증 암환자들도 병원의 인력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병원계 전반의 인력부족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6일, “환자입장에서 병원인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의사의 진료는 2분에 그치고 약사로부터 복약지도를 받는 경우는 2.2%에 불과하며 간호사의 인력부족으로 충분한 간호서비스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지난 3월21일부터 4월 2일까지 422명의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병원인력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대상자는 85%가 암이었으며 이외에 희귀난치성질환과 기타질환을 지닌 환자들로 주로 대형병원(87.9%)을 이용한 환자들이었다.
이번 설문은 의사의 진료서비스, 간호사의 간호서비스, 약사의 투약서비스, 기타 병원서비스로 나뉘어 조사됐다.
설문 결과, 담당의사가 회진 중 환자에 머무는 시간은 2분 이내인 경우가 83%에 달했으며, 이 같은 이유로 의사를 대면하는 시간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고작 9.3%에 그쳤다.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의사에게 기대하는 수준은 높은 반면, 그로부터 받는 서비스는 매우 열악하다는 것.
간호사와의 대면시간이 충분하다는 응답도 26%에 불과했으며 간호사의 인력이 불충분하다는 응답도 65%에 달했다. 특히 투약서비스의 상당부분이 약사가 아닌 간호사에 이뤄지고 있으며 약사가 복약지도를 한 경우는 2.2%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환자단체는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투약오류 등 약화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긴급 호출벨을 눌렀을 떄 의료진 등이 즉시 대응하지 않는 점, 검사실에서 환자 혼자 방치되는 사례, 낙상과 투약오류의 위험에 노출된 경우, 주말과 야간에 병원인력 부족으로 곤란을 겪거나 위험한 상황을 겪었다는 응답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는 “설문응답자의 90%가 암을 비롯한 희귀난치성 질환자와 보호자로 대형병원 입원 경험이 88%라는 것을 감안할 때 중소병원을 비롯한 전체 병원으로 확대조사 할 경우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은 훨씬 열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자단체는 이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의사의 진료서비스는 보다 환자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불충분한 간호사의 인력을 확보해 간호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의료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역할과 서비스범위를 재설정해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