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대한약사회에서 제안한 당번약국 방안을 시행키로 하자 약사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하 약준모)는 3일 논평을 통해 “약사들은 노동자들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인 2,357시간보다 무려 1,500여 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며 “낮 시간의 근무보다 배는 힘들 ‘야근’에 해당하는 잔업을, 현실적으로 거의 내방객이 없을 것임이 뻔함에도 두 시간씩 더 하라는 것은 약사들더러 개인적인 삶을 포기하라는 강요”라고 주장했다.
복지부와 대한약사회의 이 같은 무리한 정책을 아무런 대책 없이 받아들일수는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약준모는 ▲심야시간대 약 구입 불편관련 검증 ▲지자체와 협의해 지역여건 맞게 시행 ▲치안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 ▲대한약사회 산하 총괄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먼저, 심야시간대 일반약을 구입하는데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정부, 경실련 등의 시민단체의 주장이 사실인지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약준모는 “우리는 그들이 주장하는 국민 불편이라는 것이 대기업 유통자본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한 핑계거리에 불과하다는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순환근무에 나설 개별 약국에,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가급적 많이 참여해 현지 실사를 통한 데이터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5부제라는 숫자놀음에 갇히지 말고 융통성 있는 시행도 주문도 이어졌다. 약준모는 “약국의 분포가 전국적으로 균일하지 않고 지역마다 사회적 환경이 다르므로 일괄적으로 순환근무제를 적용하기에는 분명히 무리가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각 지역의 지자체와 합의해 지역 여건에 맞게 실시하도록 하자”고 밝혔다.
또 심야시간 근무 시 치안문제에 대한 안전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안문제까지 약사 개인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너무 몰염치한 일이라는 것.
아울러 심야응급약국 실패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총괄 기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약준모는 “대한약사회 산하에 순환제근무와 관련한 업무를 총괄할 기구를 설치하고 그에 관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