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이식형보청기 이식이 국내에서도 성공적으로 수술됐다.
서울대학교병원(병원장 정희원) 이비인후과 장선오 교수팀은 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감각신경성 난청을 겪는 환자에게 중이이식형보청기(Vibrant Sound Bridge) 이식수술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이이식형보청기는 일반 보청기의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난청 환자에게서 청력을 회복시켜 주는 새로운 형태의 보청기다.
장선오 교수팀은 지난달 말, 양측 중등도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51세)에게 중이이식형보청기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10년 동안 지속된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일반 보청기를 사용해 왔으나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잘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같은 환자는 중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 때문에 보청기가 거의 유일한 청각재활 방법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서 들리거나 변형된 소리, 동굴에서 말하는 듯한 느낌, 막힌 느낌과 같은 불편감 때문에 보청기 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귀지 등으로 보청기를 자주 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잦다.
이에 중이이식형보청기는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좀 더 질 좋은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수술이 이뤄져왔다.
특히 중이이식형보청기는 외부에 장착된 소리처리기에서 환경음을 잡아 내부에 이식된 수용기에 피부를 통해 원격으로 전달하면 이 신호가 이소골에 장착된 장치에 전달돼 이소골을 직접 진동 시킨다. 반면 일반 보청기는 외이도에 장착해 소리를 증폭시키는 것으로 외이도 안쪽의 고막과 중이 이소골의 움직임을 간접적으로 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중이이식형보청기는 귀 뒤에 걸거나 외이도에 꽂는 일반 보청기와는 달리 측두부에 동전 크기의 언어처리기만이 머리카락으로 가려지는 부위에 노출돼 있어 거의 보이지 않아 미용상의 장점도 있다.
장선오 교수는 “중이이식형보청기는 일반 보청기와 달리 외이도와 고막을 막지 않고 고막 안쪽의 이소골을 직접 진동시켜 귀로 전달된 소리를 증폭하므로 훨씬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며 “여러 가지 이유로 보청기를 사용하기 힘들었던 난청인에게 중이이식형보청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중이이식형보청기는 향후 감각신경성 난청 뿐 만 아니라 만성 중이염 등으로 인한 전음성 난청, 혼합성 난청인 경우에도 흔히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