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세계 굴지 제약회사들의 수많은 인수 합병(M&A)은 단기사업 경영전략으로 합리성을 보였으나 R&D 생산성에는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과거 화이자 연구 책임자였던 라마티나(John LaMattina)씨가 학술지(Nature Reviews Drug Discovery)에 발표했다.
보고에 의하면 현재 제약계가 R&D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FDA로부터 신약허가가 쏟아진 좋은 시절을 예로 들고 있다. 1990-1999 사이에 신약 허가는 연간 평균 31개로 2000-2009년 24개에 불과한 사실과 비교되고 있고 특히 1996년 54개의 신약 허가로 생산성은 최고 정점을 이루었다는 것.
그는 1990년대 관찰된 이러한 생산성에 기여한 잠제 요인은 당시 연구 개발하는 제약회사 수가 많았으며 1996년 허가되었던 신약 개발 회사들이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화이자에서 30년 근무했고 2003-2007년 R&D 책임자로 일했던 라마티나 박사는 현재 미국 연구개발 제약회사협회(PhRMA) 회원이 1988년에 42개이었던 것이 지금은 단 11개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제약회사들의 R&D 영역이 규모는 다르지만 이 시기에 합병 등으로 새로 태어난 회사들 보다는 더 광범위 했다고 밝혔다. 1990년에 암 치료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타날 경우 20여개 회사들이 새로운 분야의 신약 개발 계획에 뛰어들었다.
라마티나 박사는 이어 회사가 크건 작건 간에 많은 회사 중에 R&D 영역의 다양성이 일반적으로 신약 발견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사업 전망으로 보면 M&A가 중복을 제거하고 경비절감 및 생산 시너지로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 특히 1989년 브리스톨 마이어스와 스퀴브의 합병은 두 회사 간의 중복이 최소화 됐고 새로운 계획들이 상가적이며 주요 R&D 삭제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사이에 엄청나게 변화했고 요즈음 주요 합병에서 보면 R&D 삭감은 물론이고 전체 연구소를 폐쇄하고 있으며 화이자가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1999년 전 화이자는 대규모 인수 합병을 하지 않았다. 그 후 10년에 걸쳐 2000년에 워너 램버트, 2003년에 파마시아 그리고 2009년 와이어스를 합병했으며 여러 작은 회사 즉, 비큐론(Vicuron), 리나(Rinat), 에스페리온(Esperion) 등이 포함되고 있다.
소위 주가를 상승시킨다는 목적의 “사업 목적에 부응”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연구소를 문 닫았고 다른 제약회사 역시 대부분 M&A 후 연구소 폐쇄를 단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햇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제약계의 R&D 투자는 다른 산업보다 매출 대비 20%를 상회하는 큰 투자를 실행하는 것을 자부 했다. 그러나 2012년 화이자의 매출 대비 R&D 투자는 겨우 11%에 지나지 않고 다른 거대 제약회사 역시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
R&D 조직은 합병 추진회사 측에서 상업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과 지적재산권 문제의 민감성 때문에 당국의 허가 이전에 합병 논의하는 최후 과제였었다고 말했다. 합병 논의가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면 합병 논의의 첫 번째 초점이 제3상 임상 프로그램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 지도자들은 여러 번 합병을 경험해 “이전에도 그렇게 했고 방법도 알고 있다”는 견해를 표현하고 있다. 이런 표현이 진실일 수 있으나 인수 합병에서 살아남은 많은 사원들에게는 합병의 반복을 감내하기 어려워 결국 합병의 동기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라마티나 박사는 릴리의 레취라이터(John Lechleiter) 사장은 거대 규모의 합병에 대해 반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머크 제약회사 역시 R&D에 있어서는 거대 합병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인용하고 있다. 다른 제약회사 사장들이 레취라이터 씨나 머크의 후레이저 사장의 견해에 동조할 지는 지켜 볼 일이지만, 지난 10여년의 인수 합병이 R&D 생산성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이들 최고 경영자들에게 앞으로 거대 인수 합병을 고려할 경우 참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라마티나 박사는 제약산업의 합병은 경쟁유발을 저하시키고 R&D 투자를 감소시킨다. 새로운 치료제 시장 예컨대 알쯔하이머 질환, 항생제 내성균 감염 및 당뇨 등의 새로운 치료의 중요한 필요성이 요구되는 시기에 이러한 인수합병이 R&D 생산성을 저하 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