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 약가인하방안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뿌리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됐다.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은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부종합국정감사에서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신약을 만들 정도로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가 인하는 가혹하다는 게 제약기업의 전언”이라며 “앞으로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산업을 주도하게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희목 의원은 지난 달 약가 인하 방안과 관련, 제약기업이 처한 현실과 향후 시장환경의 변화 등에 대해 한국제약협회 회원사 190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31개사가 조사에 응답했으며 응답자 중 30개사는 생산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생산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30개 회사들은 보험의약품 3747개 품목 중 687개의 품목에 대해 생산중단을 고려하고 있었으며, 이중에는 퇴장방지의약품 112개품목도 포함돼있다.
중단 이유로는 ‘약가 인하시 생산원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낮은 마진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란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렇다보니 일괄적 약가인하이후 신제품과 신약개발이 불가능할 것이라 답한 제약사는 31개 중 28개사에 달했다. 이들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R&D투자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신약의 낮은 약가로 인해 투자 비용의 회수 또한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괄적 약가인하로 인해 발생한 손실 보전을 위한 자구책으로 이들 제약사는 제품구조조정을 일순위로 꼽았다. 특히 저가원료사용ㆍOEM 전환 등으로 생산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안도 주요 순위로 꼽혔으며 판매관리비 축소는 그 뒤를 이었다.
응답 제약사 중 10개사는 전체 인력 7283명 중 1251명을 구조조정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13개사에서는 신규채용 축소계획을 밝혔으며 8개사는 신규채용계획 자체가 없다고 응답했다.
시설투자와 사업확장 계획을 수정하거나 고려하는 곳도 속출했다. 신축공장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신축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 공장증축 투자를 연기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원희목 의원은 “시장 환경과 산업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할 경우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이 상실돼 다국적 제약사의 비싼 의약품에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 의원은 이어 “건보 재정안정화와 국내제약산업 발전정도를 충분히 고려해 약가인하정책을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