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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약가인하 맞은 제약계, 내년 예산책정 ‘골머리’

진행 중인 사업 경제성 전면 재평가, 개발중단사례 속출

제약업계가 내년도 예산측정을 앞두고 깊은 시름에 잠겼다.

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내년도 매출에 상당한 손실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

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예산측정에 있어 가장 많은 손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R&D분야다. 이미 몇 년에 걸쳐 진행돼온 임상시험 등에 대한 비용의 경제성을 새로 따져 봐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약가인하가 강행될 경우 사업계획 단계에서 책정했던 예상 약가수준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개발을 지속할 것이냐를 두고 회사 내부의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특허만료 의약품의 제네릭 출시를 준비해왔던 회사의 경우, 계단식 약가가 폐지되면서 퍼스트제네릭의 의미가 없어진 것은 물론, 제네릭 진입 1년 후 약값이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더 이상의 사업진행은 무의미하게 된 사례가 즐비하다.

R&D 투자율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한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요즘은 연일 회의의 연속이다. 사업의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해 관련 팀이 모두 모여 사업을 지속할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진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사업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제네릭의 질적 하락은 물론, 개발 예정이었던 제네릭이 줄줄이 무산되면서 최근 국내 제네릭 시장으로의 진입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다국적제약사에만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해 거의 모든 회사가 값싼 원료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그렇잖아도 오리지널과 제네릭에 대한 편견이 상당한데 제네릭까지 저급으로 떨어지면 외국은 커녕 국내에서도 영업하기 상당히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화이자와 같은 거대 다국적사가 제네릭 시장에 뛰어드는 마당에 개발 중이던 제네릭의 평가가 재검토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냐”고 전했다.

결국, 제약산업 선진화를 내세우며 진행한 약가인하의 여파가 오히려 R&D투자율이 높은 회사들의 개발 포기사태와 개발의욕을 꺾으며 선진화를 저해하는 꼴이 된 셈.

상위제약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수준의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해왔던 사업을 대폭 줄여야 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상위제약사 임원은 “당초에 계획했던 내년도 임상예산만 5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에 힘써왔다”며 “그러나 약가인하로 투자비용을 대폭 줄여야 할 것 같다. 그간 R&D 투자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했는데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