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약가인하 시행 2년 후부터 영업손실이 시현될 것으로 예상돼 상위기업 가운데도 도산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약인가? 독인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국회세미나에서 ‘약가인하에 따른 제약기업 재무영향 분석’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한 회계법인 태영의 권경배 이사는 일괄 약가인하 시행 3차년도 까지의 추정매출액을 발표했다.
권 이사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경우 79품목에 대한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2010년 8468억원이었던 매출액이 1차년도에는 7340억원으로 1127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2차년도와 3차년도의 추정매출액은 각각 7294억원, 7274억원이다.
매출감소액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CJ제일제당으로, 3차년도까지의 누적매출액이 총 2119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뒤를 이어 종근당의 경우 3차년도까지의 누적매출감소액이 1509억원이며, 3차년도의 추정매출액은 2687억원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특히 약가인하가 시행된 직후인 내년도 매출이 가장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의 1차년도 매출감소액은 1441억원이다.
대웅제약도 1400억원대의 매출감소가 예상되면서 손실규모가 큰 회사 가운데 한 곳이다. 대웅제약은 내년 1224억원의 매출감소가, 3차까지 1425억원의 손실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JW중외제약도 1000억원대가 넘는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JW중외제약 335품목을 분석한 경과 4432억원이었던 매출액이 3년후에는 3281억원으로 줄 것이란 설명이다.
JW중외제약의 3차년도 누적매출감소액은 1151억원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위 기업이다.
한편, 녹십자의 경우 그나마 손실이 비교적 적은 회사로 꼽혔다. 녹십자의 3차년도 누적매출감소액은 7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45품목에 대해 지난해 매출 7910억원에서 내년에는 7907억원, 3년 후에는 7903억원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같은 매출감소로 영업이익이 손실되면서 상위제약사들의 도산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권 이사는 “마이너스 영업이익은 기업가치 하락은 물론 현금 흐름 악화까지 겹치게 된다”며 “만약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그 회사는 가치가 없어진다. 주가하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고, 주주입장에서는 투자를 했지만 회사로부터의 배당이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이럴 경우 분석된 기업들 가운데 실제로 도산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도 1곳 있다는 것.
권 이사는 “이들 회사 중 한 개 제약사는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만약 매각이 되더라도 받아 줄 회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메이저 제약사들도 당장 생존에 힘써야 하기 때문에 인수할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