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제약사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움직임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위제약사 2곳과 중견제약사 1곳이 ERP를 통한 인력감축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와 GSK가 희망퇴직자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던 예와 다를 것 없는 상황.
그간 국내제약사 가운데도 특히 상위사는 구조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약가인하로 인해 내부적으로 약화된 결속력과 노조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임금동결, 조직개편 등 책임분담으로 최악의 상황인 인력감축만은 피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던 것이다.
노조 측에서도 임금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내년 1월경이 돼야 구조조정의 실체가 수면위로 드러날 것이라 예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상위사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어느 회사가 인력감축 시행의 출발선을 끊을 것이냐 하는데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 구조조정 대상으로 언급된 회사의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약가인하가 발표된 후 계속 얘기가 돌았지만 대외적으로 발설 금지령이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매년 있어왔던 의례적이라는 것이라지만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목적이 그것(약가인하로 인한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보상조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 뭘 의미 하겠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번에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지목되는 회사들은 매출 상위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충격이 더 하다.
상위사 역시 약가인하로 인한 적자전환으로 도산 가능성이 우려된다던 업계 전문가들의 예측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