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사상 최대 매출손실을 가져올 일괄 약가인하가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 규모만 총 6506개 품목, 약 1조 7000억원 수준이다.
5개 제약사가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지만, 도중에 일성신약과 다림바이오텍은 2곳이 취하하고 KMS제약, 에리슨제약, 큐어시스는 30일 기각됐다.
소장접수를 앞두고 제약협회 이사장선출 결과 등을 이유로 한 내부갈등이 악화되며 상위제약사는 소송에 나서지도 않았다.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의 약가인하에도 제약업계는 저항 한번하지 못한 채 ‘잔인한 4월’을 맞게 된 셈이다.
이번 약가인하가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쓰나미급’이라 표현 할만하다.
실제 IMS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시장은 전년 대비 7.4% 역성장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평균약가가 높은 편인 상위제약사들의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별로 350억원에서 800억원규모의 매출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 처방액 감소 규모(2011년 원외처방액 기준)는 동아제약 554억원, 대웅제약 819억원, 유한양행 354억원, 한미약품 450억원, 종근당 503억원 등이다.
특히 전문의약품 비중이 90% 넘는 대웅제약과 종근당의 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며,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은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의 매출비중도 높아 상대적으로 약가인하 효과가 희석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약가인하는 품목별로 따져도, 최대 260억원대의 매출 손실을 발생시킬 정도다.
메디포뉴스가 2011년 청구액 기준 상위 20개품목의 약가인하 손실액을 분석한 결과, ‘플라빅스’(사노피), ‘글리아티린연질캡슐’(대웅)의 매출이 각각 263억원, 200억원 가량 피해를 입게 됐다.
두 제품 모두 이번 약가인하로 기존 약값에서 약 28.3%가 떨어진다. 플라빅스는 2014원에서 1445원으로, 글리아티린연질캡슐은 904원에서 648원으로 인하된다.
화이자의 ‘리피토’도 198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리피토는 기존 917원 대비 27.7% 감소한 663원으로 약값이 깎인다.
이런 식으로 청구액 상위 20품목 가운데 절반인 10품목이 100억원이상의 매출 타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매출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품목 및 인력 구조조정, 사업다각화 등의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상당수 제약사가 4월 1일을 기점으로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상당부분 조직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동안 제약업계에는 생존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