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가마솥 찌는 더위 속에서 핑~도는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어지럼증이라고 하면 대부분 빈혈 혹은 뇌질환의 전조증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지럼증의 80% 이상이 귀 질환에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일상생활 중 갑자기 일어서거나 움직일 때 머리가 핑~돌고 몇 초 뒤 어지러운 증상은 사라지는 경우는 몸에 철분이 부족해 나타나는 빈혈증상일 수 있다.
하지만 땅이 심하게 울렁거리고 하늘이 빙빙 도는 것 같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거나 난청, 귀 울림, 구토 등의 증상이 함께 동반 된 경우라면 귀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빈혈과 귀로 인한 어지럼증,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난청, 이명, 어지럼증이 동시에? 메니에르병 의심
주부 김씨는 얼마 전 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더운 날씨로 인한 일시적인 빈혈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한동안 어지러운 증상이 지속되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 증상까지 보여 병원을 찾았고, 이름도 생소한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다.
귀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메니에르병'은 반복적인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귀 울림 등의 증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상당한 괴로움을 호소한다. 우선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과 몸의 휘청거림, 속이 메스껍거나 토하는 증상이 동반되며, 이러한 어지럼증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난청, 이명, 귀 먹먹함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메니에르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액순환장애, 바이러스성 감염, 알레르기 등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은 것으로 보아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메니에르병을 충분히 예방 할 수 있다.
소리귀클리닉(구 소리이비인후과) 유신영 원장은 “메니에르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는 저염식이 좋고 술이나 담배, 카페인 섭취는 피해야 한다” 며 “스트레스를 피하고, 과로로 몸이 피곤하지 않게 하는 것도 메니에르병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럽다면? 이석증 의심
이석증은 귀에 원인이 있는 어지럼증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 내부에서 떨어져 나온 돌가루(이석)가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질환이다.
이석증은 빈혈과 다르게 머리를 움직일 때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눕거나 일어날 때, 누워서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 돌릴 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가만히 움직이지 않으면 5분 이내에 증상이 가라앉는다. 일반적으로 처음 시작할 때와 아침에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유신영 원장은 “이석증은 과거에는 수술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머리를 이리저리 돌려 세반고리관 속의 돌가루를 빼내는 이석 제거 물리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고 말했다. 또 “이석증의 경우 재발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과거에 이석증을 앓았던 적이 있었다면 피로한 상태에서 머리를 심하게 흔드는 행동이나 무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은 빈혈보다는 신경계나 뇌혈관 및 심혈관질환, 귓병 등 체내의 어떤 질병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때가 많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왔을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귀로 인한 어지럼증은 원인과 병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면 다른 원인의 어지럼증과 달리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지럼증 검사가 가능한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이어케어네트워크 소리 귀 클리닉(구 소리이비인후과) 유신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