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특성화고등학교장과 보건간호과 교사들로 구성된 전국보건간호교과연구회 명의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성명을 내게 된 발단은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이 지난 6일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간호조무사의 ‘시도지사 자격’을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로 변경하는 것과 함께 간호조무사에 대해서도 의료인과 같이 ‘면허신고제를 시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것에서부터 비롯됐다.
전국보건간호교과연구회의 성명에 따르면 전국 특성화고등학교의 보건간호과 교과연구회 임원진들과 전국 간호학원장 협회 회장, 그리고 20여명의 학원장들은 법안발의 전인 지난 2일, 양승조 의원 사무실에서 양승조 의원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에서 양승조 의원은 국제대 간호조무과 철회와 의료법 개정안 발의를 유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며칠 뒤 양승조 의원은 이러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발의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전국보건간호교과연구회는 “통탄을 금하지 못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법안발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첫 번째 이유로 성명서는 “간호조무사의 권익 신장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사실은 특성화고등학교와 학원교육이 부실하다는 억측을 내세워 전문대학 내 간호조무사 양성과정을 합법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일부 간호학원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이 마치 전체에서 일어난 것처럼 부풀려져 지난 며칠간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는 지난 수십년간 간호조무사의 교육을 전담해온 간호학원과 특성화 고등학교의 교육을 무시한 채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
두 번째 이유는 간호조무사란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변경해 간호조무사의 사기를 진작하고 간호조무사 면허신고제를 통해 효율적인 수급관리 및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법안의 취지는 실효성이 없는 대안이고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간호조무사와 국민을 다 같이 우롱하는 것이다.
성명에 따르면 “이 문제는 명칭하나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며 국민들에게 혼동만 줄뿐이라는 것”이다.
또 “진정 간호조무사의 사기를 진작하고자 하면 최저 임금을 겨우 넘어선 이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며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돌봄 여성으로서의 여성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복지에 주력해주는 것이 더 절실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이유는 자격신고제가 없어 통계조차 파악 할 수 없다고 하는 발의 이유를 내세워 자격증 처리 업무를 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간호조무사를 고용한 기관장들을 직무유기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네 번재는 양승조 의원이 법안발의이유에서 “의료인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간호업무의 보조역할에 불과하다는 인식하에 간호조무사들이 직무에 대한 긍지와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주장했는데 이는 “간호조무사에 관한 규칙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개정안을 발의 한 것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성명서는 밝히고 있다.
성명서는 ‘간호조무사의 고유업무범위는 어디까지나 간호보조 및 진료 보조’임을 분명히 밝히고 “간호조무사의 역할은 전 세계 모든 사례를 확인해 봐도 의료인의 보조업무를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고 전했다.
또 “명칭 하나를 바꿈으로 인해서 법적으로 규정된 직무 범위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호조무사들이 고유영역인 의료 및 간호업무보조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성명서는 “간호조무사 협회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을 빌미 삼아 특성화고등학교의 보건간호과 존폐를 위협하고 전문대학 내 간호조무사 교육과정을 계속 증설하려 하고 있는 데 양승조 의원은 이러한 숨은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농락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소통의무를 망각하고하 한쪽의 이해당사자들만의 의견만을 반영해 의료법의 개정안을 발의 한 것은 우리 특성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과 학부모를 우롱하고 속이는 일이라 생각한다”는 말도 전했다.
이어 “더 이상 한나라의 근간을 유지하는 중요한 교육정책과 법들이 도마 위에 올라 정치적 입김으로 휘둘리지 않고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라며 성명의 끝을 맺었다.